"만약 우리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가 안됐다면 그리고 분단이 안 되고 통일이 되어 있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MBC라디오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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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식민지 안됐다면, 오늘의 한국 있었을까"
김문수 지사 "억지로 꼬투리 잡아서 덮어씌우기"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논란을 일으킨 발언 부분에 대해 "(일제식민지, 남북전쟁)미화할 리도 없고 논란이 될 것도 없다. 억지로 꼬투리를 잡아서 덮어씌우기로 나오는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제가 말씀드린 신년사는 우리 홈페이지부터 모든 언론사에 이미 배포가 다 돼 있고 또 제가 한 발언도 다 있다"고 해명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현장 연설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기조에 근거해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망국이 되고 신민지를 겪고 분단이 되고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위대하게 한강의 기적을 이뤄서 세계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기적을 이뤘다. 그래서 이런 기적의 역사, 위기와 그 어떤 망국의 한을 딛고 참혹한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도 우리는 기적을 일으킨 위대한 민족이다, 이런 뜻으로 이야기했는데 그거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 씌우니까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 공보관실이 배포한 신년인사 보도자료 내용과, 지난 2일 부천상공회의소 주최 신년인사회 현장 연설에서 김 지사가 말한 것은 분명이 다르다.
"저는 우리 대한민국은 위기를 통해서 기적을 이룬 나라라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가 안됐다면 그리고 분단이 안 되고 통일이 되어 있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실제 발언은 문법상, 어법상 분명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설을 듣는 사람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문장 작성에 있어 '때문에'와 '불구하고'의 차이는 전혀 다른 의미를 전달하는데 김 지사는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했다.
한 누리꾼은 "일제 식민지 '때문에'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말의 의미와 일제식민지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김 지사가 일제 식민지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고 했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식민지가 '안됐다면(때문에)'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은 친일적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잘못된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의 변명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원고를 쓰기에 앞서 나랏말을 다시 공부하든가 문법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김 지사는 '때문에(안됐다면)'와 '불구하고'를 분명히 구별하지 않고 사용해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킨 부분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어야 옳았다.
<세계> <국민> "실언이라도 오해 살 소지 있어"
<세계일보>는 1월 5일자 "김문수 지사의 '말'이 걱정되는 이유" 제하의 사설을 통해 " '위기 극복'의 범례로 들었다는 김 지사 측의 해명이 뭣을 말하는지는 안다. 식민시대의 고통과 전쟁의 참화도 극복한 민족인 우리 대한국민이 어찌 작금의 경제 위기를 못 헤쳐 나가겠느냐는 자신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의 실언으로 여겨진다. 그가 지도자로서의 진중함과 자신의 말 하나 하나에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쓰는 품위를 지녔더라면 이런 꼬투리 잡히는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지사의 이번 실언이 던져주는 그 배경은 결코 개운치가 않다. 김 지사는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하겠지만 그의 발언은 오해를 살 소지가 없지 않다. 최근 목청을 돋우고 있는 소위 뉴라이트 세력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제 식민지를 미화하는 인사가 적잖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역시 '여의춘추' 칼럼을 통해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가 안 되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라고 한 김 지사의 발언은 실언이라고 보기에는 역사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신년인사회 당시 현장 발언을 목격한 부천시의회 한 의원은 "김 지사 발언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당시 발언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다. 발언 도중에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무슨 말을 저렇게하지?'하는 술렁거림과 비웃음이 있었다"면서 "의도가 다르게 발언된 것이라면 그에 대해 솔직히 사과하고 '연설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며 웃고 넘어가는 것이 옳을 것인데, 억지로 우기는 모습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천타임즈(www.bucheontime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1.06 10:2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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