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주민들이 지난 7일 유엔학교에서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을 지켜보는 세계는 하마스에게는 동정과 격려를, 폭격을 가하는 이스라엘에게는 '야만의 극치'라는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지금까지 중동 분쟁에서 이러한 경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전쟁소식을 전하는 나의 마음이 왠지 개운치 않다. 과연 이러한 흐름이 중동평화에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이다.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맞은 유엔학교에서 4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대부분 어린아이다.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기자는 화면을 접한 순간, 이러한 유대인과 부대끼며 이스라엘에 사는 것조차 소름이 끼친다. 어린 학생들의 가슴에 총질을 가한 이스라엘에 대한 세계의 비난은 절정에 달했다.
유엔 깃발이 휘날리는 유엔학교만큼은 공격하지 말아달라는 학교장의 간절함마저도 외면하다니, 이 얼마나 잔인한 이스라엘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던 모스크에 떨어진 폭탄 때문에 속출하는 민간인 희생자를 보면서 이스라엘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시급하게 사라져야 할 민족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하나 알아야 될 것이 있다. 과연 비난받아야 할 것은 잔인한 이스라엘뿐인가.
이스라엘 국민 1/8이 로켓포 사정거리에 산다며칠 전 40여명이나 죽어간 유엔학교의 대학살 보도에서 이들 학교를 진지로 삼아 이스라엘 군을 향해 총을 쏘아댄 하마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종교시설인 모스크 사원과 민간인이 밀집된 주거지 안에서 이들을 방패삼아 이스라엘 군을 향해 공격한 하마스에 대한 비난이 없다. 게다가 민간인 피해 소식에는 반드시 어린이와 여성들의 수치를 부각시켜 혀를 차게 만든다.(AP통신은 최근 유엔학교 폭격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자체 조사결과 한 발이 목표물을 벗어나 유엔학교 근처에 떨어진 것이라고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한바 있습니다... 편집자 주)
이스라엘군은 취재기자들의 가자지구 출입을 막고 있다. 그런 덕에 세계언론들이 전하는 가자지구의 화면과 소식은 오로지 하마스의 비호를 받는 외신과 아랍기자들의 보도에 의존하고 있다. 끔찍하고 극단적 증언들만 쏟아져 나온다.
이들이 전하는 내용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들의 초점이 가자의 참혹한 상황을 전하는 것인데 비해 반대편 이스라엘의 피해소식은 늘 비껴간다.
하루 평균 수십발에서 수백발의 로켓이 이스라엘 지역에 떨어진다. 이스라엘 국민의 8명중 1명이 로켓포 사정거리 안에 산다. 사이렌이 울리면 45초 내 방공호로 피신해야 한다. 젊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어린이나 노인들은 불가능한 일이다. 항상 하늘을 쳐다보며 불안에 떨다가, 사이렌이 울리면 콘크리트 건물 밑으로 피신해야 한다. 이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이스라엘 남부는 일주일째 휴교령이다.
그럼 한번 생각해 보자. 하마스가 벌이는 이 싸움이 정말 전쟁인가? 엄격하게 말해 전쟁이 아니다. 전쟁이란 양측이 뭔가 맞상대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이스라엘의 최신예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하늘을 제압하고 있고 서울 면적의 절반을 조금 넘은 땅에는 150대의 탱크가 활보하고 있다. 게다가 지중해 해변에는 해군함정이 함포사격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야말로 목표물을 만들어 놓고 사격연습을 하는 군사훈련 같다.
그럼 여기에 맞서는 하마스의 대응은 무엇인가? 로켓포가 고작이다. 그것도 수제로 만드는 과정에서 수 많은 하마스 사람들이 죽어가고, 멀리 날아가지도 못하고 가자지구에 떨어지는 통에 이스라엘인보다 불발로 희생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더 많다.
이스라엘 화력 1%만으로도 가지지구 150만명을 수일만에 모두 쑥대밭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조금도 굽힘이 없다. 믿는 구석이 도대체 뭔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에 형성되었던 6개월간의 휴전을 거절한 것은 하마스다. 마지막 직전까지 휴전 연장을 위해 뛴 것은 하마스가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12월 26일 이스라엘 가자공격이 시작되기 직전 하마스는 24일과 25일 로켓포를 대대적으로 쏘아댔다. 가자지구의 기독교인 900여명이 성탄절을 맞아 베들레헴 방문을 요청했지만 하마스의 공격으로 300여명만이 기독교순례를 떠났다.
이스라엘의 가자공격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는 더 많은 로켓포를 쏘아대며 이스라엘을 자극했다.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시점에서 로켓포 공격만 멈추면 휴전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단 하나의 요구마저도 하마스는 거절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부추겼고, 결국 시가전을 벌이며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마스가 이것을 몰랐단 말인가?
상대도 안 되는 전력... 하마스가 노리는 것은? 이스라엘의 가자공격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는 더 많은 로켓포를 쏘아대며 이스라엘을 자극했다.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시점에서 로켓포 공격만 멈추면 휴전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하마스는 거절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부추겼고, 결국 시가전을 벌이며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마스가 이것을 몰랐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