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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탔다. 나는 앞에 있는 사람, 옆에 있는 사람 모두를 피해 다니며 탔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봤고, 나는 우쭐대며 여유있게 스키를 즐겼다. 나는 너무너무 즐거웠다. 입으로 다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때도 나는 여유만만이었다. 슬로프에서 스키와 보드를 타고 있던 사람들도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우쭐대며 눈을 돌렸다. 옆에 앉아있는 아빠랑 장난을 했다. 스키를 신은 발로 장난도 쳤다. 그러다가 실수로 내가 리프트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하더니 내가 리프트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어-어-어-어-.
다행이었다. 꿈이었다. 스키장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배만 꼬르륵 꼬르륵 고파오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새벽 2시쯤 잠에 들었는데 꿈을 꾼 것이었다. 나는 스키를 잘 타고 싶다. 그래서 이런 꿈을 꾼 것 같았다.
지난 토요일(10일)에 스키장에 갔다. 나는 스키를 잘 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거만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스키장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힘들었다. 초보자 코스에서 이리저리 타보다가 리프트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나는 리프트에서 내리면서 쿠당! 한번 넘어졌다. 내려오다가 또 쿠당탕! 두 번 넘어졌다. 그러고는 아래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머리도 많이 아파왔다. '스키를 타지 말 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이번에는 처음보다 더 나았다. 나를 지켜주던 삼촌도 "이제는 혼자서 잘 탈 수 있게 됐다"면서 고급코스로 가버리셨다. 결국 아빠랑 나만 둘이 남게 됐다.
삼촌이 다른 곳으로 가신 뒤로 아빠랑 둘이 스키를 탔다. 나는 탈수록 넘어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을 살살 피하면서 내려오기도 했다. 너무 뿌듯했다. 갑자기 리프트에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아빠께서는 "점심시간이어서 다 식사하러 간 모양"이라고 하셨다.
아빠와 나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스키를 많이많이 탔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고, 또 내려오자마자 리프트를 타고 그랬다. 나의 스키 실력도 늘어 넘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배가 고파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리프트에 가니 시련이 다가왔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리프트는 사람들의 쉬는 곳이 되어버렸다. 한번 리프트를 타려면 30분씩 기다려야 했다.
리프트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으니 무지 추웠다. 몸도 오들오들 떨렸다. 아빠께서 "그냥 걸어서 올라가자"고 하셨다. 나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걸어 올라가서 타고 내려오고, 다시 걸어 올라가서 내려오고.
계속 그렇게 했더니 점심에 먹었던 음식이 다 소화가 돼버린 것 같았다. 다시 배가 고팠다. 그러면서도 스키는 계속 탔다. 내가 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빠를 보면 자신만만한 표정도 지어주었다. 내가 왠지 거만해진 것 같았다.
그러다가 보드 타는 사람이 내 앞을 갑자기 지나갔다. 나는 엉겁결에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나를 보고 웃고 가버렸다. 아빠한테 자신만만하던 캐릭터도 사라져 버렸다. 정말 짜증이 났다. 그 사람이 "미안해요"라는 말 한 마디만 했더라면 짜증이 그렇게 안 났을 것이다. 정말 왕 짜증!!!!
휴∼! 다시 안정을 하고 타다가 이번에는 리프트 앞에서 또 넘어지고 말았다. 난 넘 아팠지만 꾹 참았다. 그래도 오늘은 많이 넘어지지 않은 것 같다. '예슬아 축하! 그래, 열공하면 안되는 게 없는 거야!'
스키장에 갔다 온 뒤로 몸살이 난 것 같다. 아픈 곳을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엉덩이에 약간 멍이 든 것 외에는 다친 곳이 없었다. 그래도 괜찮다. 엉덩이에 남은 멍은 내가 열심이 탔다는 증거이다. 기쁘고 신나는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이예슬 기자는 광주우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2009.01.12 10:1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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