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과 자율성을 죽이는 교육 정책을 반대한다

무한 경쟁을 고집하는 것은 교육을 정권 연장의 도구로 삼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등록 2009.02.26 14:08수정 2009.02.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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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의 파문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현실을 보고 글을 쓴다. 정부는 교육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강조하고, 국제 경쟁력이 높은 인재를 키워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은 나날이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

 

오늘날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시험 점수를 잘 따는 무한 경쟁에 내 몰리고 있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건강을 해치면서, 남보다 높은 점수를 따는 것만이 최상의 목표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뛰는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오직 남을 이긴다는 것만이 삶의 가치인 것이다.

 

천천히 걸어가며 여유있게 생각하고 느껴야 시적인 감흥이나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악상이 떠오른다. 뉴턴은 가을날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고 오랫동안 고심하여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유명한 만화가나 과학자들이 학교의 시험에서 꼭 1등급의 점수를 땄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영국이 낳은 대정치가 처칠도 중학교 시절에 낙제를 한 일이 있다지 않는가

 

교육 당국은 일제 고사에서 높은 점수만 받으면, 세계적인 인재가 나와서, 장차 온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리라 잘못 생각하고 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혼자 독학으로 판사도 하고 대통령까지 한 사람도 있다. 검정시험만으로 공부하여 국가적 아니 세계적 인재가 되어 인류에 공헌한 위인도 많지 않은가

 

진정 창의성과 자율성을 키워서 국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우려거든 제발 아이들을 더 이상 들볶지 말라. 학원에서는 밤 10시 이후에 문을 닫고,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학생들이 정상적인 인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라.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워낭소리 영화도 볼 수 있게 하라. 음악회에서 노래를 감상하고 부르게 하라. 시골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게 안부 전화도 걸게 하라. 병원에 입원한 친구의 문병도 가게 하라. 마음이 편하고 여유로와야 창의적인 착상도 하고, 제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공부가 지겨워서 살기 싫다는 생각까지 하는 아이들에게 무슨 창의성과 자율성을 기대하는가

 

갖가지 부정과 비리가 따르는 시험 결과를 가지고 교장이나 교사의 인사에 반영한다는 식의 속임수를 쓰지 말라. 정부 당국이 끝내 학생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 몰고, 학교를 장악하여 교장 교감 교사들의 인사에 반영한다면, 이것은 교육을 정권 연장의 도구로 전락시키려는 음모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3. 1 독립운동, 4. 19 학생 혁명, 5. 18 민주화 운동이 모두 학생들이 주축이 되었다. 이런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학생들의 영혼을 빼앗아 버려서, 학생들의 정의감이나 공동체 의식을 마비시키려는 술책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지금 사회는 점점 개인화되고 가족의 해체 위험까지 걱정한다. 나만, 내 가족만 돈 많이 벌어 돈 잘 쓰고 살면 되지 하는 지극히 위험한 가치관이 퍼지고, 갖가지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제발 교육 당국은 정권의 안보를 위하여 민족의 먼 미래를 그르치는 죄를 범하지 말라. 돈 많고 힘있는 일부 국민은 괌도에 출산 이민을 한다고 한다. 이런 세상에서 젊은이들의 국가관, 인생관이 어떻게 건전하게 형성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가?

 

셰계적 대공황이 닥쳐오는듯 하다. 실업자는 넘치고 많은 기업이 쓰러지는데, 교육시장인 대형 학원만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형 학원들은 스스로를 반성하라. 자신들이 하는 일이 젊은이들의 인격형성에 어떤 악영향을 주고, 자기주도형 교육이 아닌 타율적 주입식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얼마나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반성하라.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은 바로 사교육 시장인 대형 학원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원은 교습비를 대폭 삭감하라. 많은 기업에서 일자리 나누어 갖기, 임금 삭감,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는데, 학원도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스스로 학원비를 크게 삭감해야 한다

2009.02.26 14:08ⓒ 2009 OhmyNews
#국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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