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가 10명도 넘어?...전화설문에 시달리는 유권자들

[부평을 재보궐] 후보자 난립에 낙하산 출마설까지...각 당 움직임 본격화

등록 2009.03.10 16:24수정 2009.03.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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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4·29 재선거 부평을 출마 여부를 놓고 박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부평지역 유권자들은 재선거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부개3동에 사는 직장인 손아무개(45)씨는 9일 퇴근 시간 후 집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간에 여론조사 기관으로부터 부평을 재선거에 대한 여론 조사 전화를 받았다.

 

이날 여론 조사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홍미영·홍영표 예비후보, 자유선진당 권순덕, 민주노동당 김응호 예비후보를 놓고 지지 의사를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손씨는 8일 일요일에도 낮잠을 자다가 처음 듣는 여론조사 기관으로부터 부평을 재선거에 대한 투표 유무, 지지 정당, 후보 인지도 등을 묻는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

 

산곡동에 거주하는 노아무개(69)씨도 재선거로 인해 요즘 집에서 전화 받기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노씨는 일주일에 알 수 없는 곳에서 2,3통의 전화가 걸려와 어느 후보를 아느냐, 어느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거냐는 전화에 시달린다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 난립에 낙하산 출마설까지..."부평이 동네북이냐"

 

10일 현재 한나라당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11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부평을 재선거에는 민주당 2명, 자유선진당 1명, 민주노동당 1명, 무소속 4명 등 총 19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중 선거 사무소를 개소하고 구체적 움직임을 갖고 있는 후보군은 10여명에 이른다.

 

여기다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후보군이 더 존재해 유권자들은 후보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2월 입법 전쟁이 끝나며 4·29 재선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평'이란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착 부평지역 유권자들은 정치적 냉소와 함께, 재선거의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평 삼산동에서 자동차 공업사를 운영하고 있는 강아무개씨는 "난 모든 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견제 세력에 힘을 실어 주었지만, GM대우가 너무 어렵다 보니 여당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문제는 한 두 후보를 제외하고는 생면부지 후보들이 난립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GM대우 공장을 다니고 있는 김아무개(44)씨는 "회사가 어렵다보니 선거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분위기고, 아내가 몇 사람 이름을 거론해서 알고 있는 정도"라며, "박희태, 정동영 출마 설에 대해서는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GM대우를 비롯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부평공단에 활력을 넣고, 일자리를 지켜 줄 수 있는 정치인의 탄생을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천동에 맞벌이 주부 류아무개(36)씨는 "인천의 교육 현실은 전국에서도 최악이라, 아이들의 교육문제, 교육환경문제, 학교 치안 문제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최우선 선택 기준으로 삼겠다"면서 "매년 되풀이 되는 선거에 다수 주부들도 냉소적이다. 거물급 정치인보다는 지역에 애정을 갖고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는 참신한 인재가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평구청 한 공무원은 "거물급 정치인의 등장보다는 지역 현안을 제대로 알고, 지역 민의를 제대로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공천을 받아 출마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부평이 동네북도 아니고, 이름 좀 있는 정치인 이름이 자꾸 거론 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부평. 4월 재선거에 부평 지역 유권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에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부평. 4월 재선거에 부평 지역 유권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에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만송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부평. 4월 재선거에 부평 지역 유권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에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한만송

한나라당 조진형 국회의원(부평갑)이 사고 지역인 부평을 지역구 챙기기에 직접 나서고 있다.

 

9일 한나라당 소속 부평을 핵심 당원 30여명은 조 진형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4.29 재선거와 관련된 교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서 이날 진행된 당원 모임에는 부평을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소속 당연직 운영위원인 지방의원들과 각 동의 운영위원, 중앙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당 차원에서 준비된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이날 조 의원은 부평을 재선거와 관련 "어느 후보가 확정되든 후보가 정해지면 최선을 다해 지지해 주기를 당부"했다.  일부 당원이 중앙당 거물급 인사의 출마설에 대해 묻자 조 의원은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면서 "난 어느 후보도 밀지 않고 있다. 어느 후보든 한나라당 후보인 만큼 최선을 다해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당원 모임은 조 의원이 부평을 재선거 지역에 정치적 구심이 없는 점을 감안, 재선거까지 직접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 있는 만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평을 재선거에 힘을 실어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지난 1월 부평을 지역에 정당 사무소를 차려 놓고 지역 민심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이번주까지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4월 재선거에 대한 세부 계획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박희태 대표의 전략 공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홍영표, 홍미영 예비후보 중에서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는 지난해 18대 총선 때보다도 좋아진 민심으로 인해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 두 후보는 14일 예비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다.

 

홍미영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부평은 수도권의 호남으로 당 지지율이 전국 평균을 넘어서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유권자들이 반응이 18대 총선 때보다도 훨씬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영표 예비후보 측 관계자도 "예전(=18대 총선)에 노인정에서 명함을 건네면 '노무현 당'이라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분위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밀어 붙이기 정책에 대한 국민적 저항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은 지역 현안인 계양산 골프장 조성과 경인운하 착공 저지 운동을 벌이며 당력을 모아 나가고 있다. 특히 민노당은 20일 5기 인천시당 출범식 및 대의원대회를 개최하며 부평을 재선거 결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의원단과 최고위원들 다수가 참가할 예정이며,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관계자 등도 참가해 세를 모아 나갈 계획이다.

 

민노당 김응호 예비후보 측은 "재선거를 초래하고, 서민 경제를 파탄으로 내 몰고 있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을 유권자들이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당력을 모아 수도권에서 일점 돌파를 하겠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3.10 16:24ⓒ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을 재선거 #박희태 정동영 출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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