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모아직도 부족한 삼나무 껍질
조도춘
경계심과 호기심이 많은 녀석은 지켜보는 등산객을 아랑곳하지 않고 삼나무껍질을 벗겨 모으는 데 열중이다. 녀석은 새 식구를 맞이할 새 집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겨울을 이기고 꽃을 피우는 식물이나 새끼를 낳으려는 동물에게서는 신중함과 존엄함이 느껴진다.
아래 가지 껍질을 벗기다 다시 윗가지로 올라 껍질을 길게 뜯어 모아서는 다시 아래 가지에 뜯어 놓았던 것까지 돌돌 더 뭉치더니 아직도 모자란 모양이다. 이번에는 나무를 옮긴다. 이미 껍질을 뜯어 간 나무인 모양이다. 껍질이 벗겨진 흔적이 역력하다. 5분이 훨씬 넘게 껍질을 꾹꾹 눌러 모으기 하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개복숭나무 가지를 건너 보금자리를 짓고 있는 숲 속으로 빠르게 사라진다.
지금은 청설모의 번식기이다. 보통 2월 상순이라고 한다. 임신기간 35일. 한 배에 약 5마리 정도 새끼를 낳는 녀석은 젖을 먹여 키우는 포유류라고 한다. 새끼를 낳을 장소는 큰 나무줄기나 나뭇가지 사이. 그곳에 보금자리를 만든다고 한다. 4월 말쯤이면 녀석의 새 식구들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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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설모 지난 23일 광양 가야산에서 집짓기에 바쁜 청설모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 조도춘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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