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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맛있게 먹기에 앞선 고민해결 어떻게 하세요?
장흥 다녀오는 길, 저녁때라 배가 출출합니다. 무엇을 먹어야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지 고민입니다. 요럴 때 해결책은 한 가지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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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치조림. ⓒ 임현철
"우리 뭐 먹을까?"
"갈치 먹어요."
두말없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갈치가 먹고 싶었나 봅니다. 가장 입맛 당기는 걸로 하면 딱이죠. 간단히 해결되었습니다.
"좋아. 그럼 갈치구이, 갈치조림 중 뭘 먹지?"
"음~, 갈치구이. 아니, 갈치조림."
이건 망설이더군요. 그러다 갈치조림으로 낙찰 되었지요. 다음 문제는 어디로 갈지 택해야 합니다. 요건, 어른들 몫이죠.
아직도 잊지 못하는 '환각구', 아는 사람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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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나물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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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동주와 밑반찬 ⓒ 임현철
여수시 율촌면 상봉에 있는 거문도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엔 차가 즐비하더군요. 거문도식당으로 간 이유는 갈치 때문입니다.
거문도는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은갈치를 손으로 낚아 올려 맛이 그만이지요. 은빛 갈치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갓 잡아 올린 은갈치는 회로도 제격인데…. 바로 요걸 재료로 쓰기 때문이죠.
갈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국이 있습니다. 일명 '환각구' 국이죠. 아마, 환각구국은 보기 힘들어 거의 모르실 겁니다. 저도 수년 전, 딱 한 번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지요. 다음에 그 집을 찾았더니 문을 닫고 말았더군요. 너무 아쉬웠죠. (혹, 환각구 끓여주는 곳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대체 환각구가 뭐냐고요? 환각구는 봄에 딴 여린 엉겅퀴 잎을 된장에 절였다가 된장국으로 끓인 것입니다. 된장에 절인 이유는 엉겅퀴 잎에 있는 독을 제거하기 위함이라더군요. 환각구 국은 된장에 절인 깻잎이나 고추처럼 깊은 맛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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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치조림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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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국 ⓒ 임현철
"환각구 국 아시나요?"
"알아요. 어찌 환각구를 안대요?"
"너무 맛있게 먹은 국이라 여기라면 혹 있을까 싶어서 물었어요. 있나요?"
"요새는 없어요. 잎을 구하기가 힘들어 안끓이죠."
글렀습니다. 거문도 갈치는 환각구에다 먹어야 제 맛인데….
거문도 '은갈치'에 '몰국' 궁합도 최고
"국은 뭘로 주나요?"
"갈치조림에는 국이 안나와요."
"그럼 무슨 국 있어요?"
"몰국 있어요."
'몰'국. 몰국은 꿩 대신 닭이 아니라 꿩입니다. 톳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시원함이 그만이지요. 요것도 아는 사람만 그 맛을 알지요. 섬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요.
그러고 보니 거문도에서 공수한 은갈치에 또 거문도에서 가져온 몰국 궁합도 빠지지 않는 궁합입니다. 염치 불구, 몰국 한 그릇을 얻었습니다. '어 시원~타!' 아뿔싸. 그런데 몰국에 쇠고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몰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즐겁게 맛있게 먹고 난 후의 포만감이란 그 어떤 것도 부럽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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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치조림 ⓒ 임현철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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