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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술을 즐기다보니 이따금 실수도 하곤 합니다.
대표적인 실수는 고향인 천안에서 죽마고우들과
통음을 한 뒤 열차에 오른 뒤의 해프닝이죠.
목적지인 대전역을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신탄진 역을
열차가 지날 무렵이면 꼭 그렇게(!) 참을 수 없는 잠이 쏟아지곤 했습니다.
그쯤에서 눈을 감았다가 떠 보면 정말이지 황당하게도
종착지인 부산역까지 가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린 적이 몇 번이나 됩니다.
이 외에도 제 실수담은 책으로 써도 두 권은 족히 쓸 분량이나 되지요.
아무튼 제가 이같이 무시로 실수를
하는 터여서 평소 사람을 보는 주관(?)은 이렇습니다.
그건 즉 자로 잰 듯 반듯하기만 한 사람보다는
저처럼 허투루한 작태를 곧잘 부리고 빈틈 역시도
보이는 사람이 낫다는... 뭐 이런 사관이란 겁니다.
그래서 사람은 십인십색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어제 오전에 모 방송의 여자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던 도중에
거울을 보는 장면이 그만 그대로 방송되는 이른바 '방송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바람에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그같은 아나운서의 '돌출행동'에 말이 많았는데요...
우선 "산불 소식을 전하던 아나운서가 난데없이
화장을 고치는 모습을 봐야 하다니..."라며 어이없어 한 이도 있었을 겁니다.
반대로 "생방송의 묘미는 바로 그런 것 아니겠나,
고로 너른 아량으로 모른 척 넘어가자"는 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는 후자에 가까웠는데 이유는 이미 이실직고하였듯
원리원칙대로 사는 건 왠지 그렇게 구속받는다는 느낌이 여전한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아나운서는 기자와 더불어 방송(신문)사의 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생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아나운서는 늘 그렇게 자신의 외모를 가꿔야한다고 믿습니다.
그러하기에 어제 발생한 아나운서의 어떤 돌출행동에 대하여는 가뜩이나
웃을 일이 없는 작금에 한 차례 시원한 소나기를 가져다준 것처럼
차라리 시원스런 웃음을 유발케 했다는 긍정론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하고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만 보더라도 어제의 그 여자 아나운서는
그렇다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 즉 시청자들을
위한 화장(화장 고침 내지는 거울을 통한 외모 살펴보기)이었을
것이니 딱히 시비를 더는 안 해도 되겠지요?
결론적으로 여자가 거울을 보는 건
어떤 본능이며 아울러 무죄라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고로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책(責)하면 안 되겠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2009.04.10 12:04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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