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성리 주민인 한 할머니가 "나물을 캐러 간다"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터전 수호하여 고향에 살리라'는 문구가 아직도 선명하다.
이화영
김종률 국회의원(민주당,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은 지난해 10월 성명을 통해 "국토해양부는 실효성과 홍보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혁신도시 기공식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혁신도시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외면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청계천 공사나 4대강 정비사업과는 달리 혁신도시 기공식을 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은 것.
여기다 주민들은 이전기관 통폐합, 수도권 규제완화 등과 맞물려 반쪽짜리 혁신도시 전락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곳에 들어서게 되는 공공기관은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한국노동교육원 등 12개 기관이다. 이중 현재까지 이전이 확정된 공공기관은 균형발전위원회에서 승인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기술표준원 등 4개 기관뿐이다.
더욱이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관과 통합돼 이곳으로 올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여기다 한국노동교육원은 폐지가 결정됐다.
당초 이곳에 이전될 12개 기관의 종사자수는 2153명, 예산규모는 5003억원으로 전국평균 종사자수 2988명, 예산규모 13조93억원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 여기에 1곳은 폐지, 2곳은 다른 혁신도시 이전기관과 통합이 결정돼 이전기관 규모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혁신도시를 지방이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광역경제권 신성장 거점으로 발전시켜 기업과 학교, 연구기관이 어우러진 인구 5만의 자족형 신도시로 구상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에 따라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동기가 사라져 기업유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위기를 느낀 충북혁신도시건설지원협의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충북도청의 혁신도시로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1만1645명의 서명을 받아 충북도에 전달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도청 이전에 대해 계획도 없고 앞으로 검토할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혁신도시 선정 4년, 세륜 시설이 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