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향이 이렇게 살기 좋은지 이제야 알았다"고 말하는 임득순(49)씨
이화영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책위 임득순(49)씨는 "내 고향이 농사짓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농사지어먹기 좋은지 이번에야 알았다."며 "토질도 좋거니와 수박농사 지으려면 물이 많이 필요한데 어디든 파면 물이 나오고 암반도 거의 없이 파기도 좋다"고 자랑했다.
또한 임씨는 "이주를 염두에 두고 인근의 시군 지역을 가봤다"며 "일단 물이 있어야 농사를 짓는데 물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았고 암반 때문에 지하수를 뚫는 것도 문제가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임씨는 "작은 마을이지만 한 농가당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정도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가 어디 가서 이런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뿔뿔이 흩어져 다른 지역에서 농사를 지을 경우 음성군과 같은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지역은 '음성 다올찬 친환경 수박특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12억5천만원이 투자돼 육묘장이 지어지고 있으며, 완공됐을 경우 농민들은 운송비 절감과 모종을 싸게 공급받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음성군에서 해마다 19~20억원이 이 지역 수박 농가에 지원돼 생산시설 자재구입 등에 쓰여 지고 있다.
더이상 못짓게 된 수박농사, 농업손실 보상도 문제농사를 짓지 못하는 것을 보상받는 '농업손실보상'도 문제라고 임 위원장은 지적한다.
수박을 백화점, 전문도매상가, 농협 등을 통한 계통출하를 한 경우에는 3.3㎡당 3만원 정도를 보상받지만 개인 간의 거래(포전매매)는 소득으로 인정받지 못해 평당 6670원을 보상 받는 것이 고작이다.
임 위원장은 "이 지역 농가 중 계통출하를 통해 근거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은 2~3%에 불과하다"며 "대다수의 농가는 계통출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 농민들은 포전 매매를 한 경우도 해마다 같은 시기에 수천만원이 거래된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계통 출하와 같이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농사짓는 사람이 어디서 돈이 생겨 그런 거래를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누가 혁신도시가 들어올 줄 미리 알고 수년전부터 정기적으로 큰 돈거래를 했겠느냐"고 억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