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천신일 '주식대량매도'에 박연차 개입정황 포착

박연차 지인 등 차명 매입해 헐값에 되넘겨...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

등록 2009.05.11 12:13수정 2009.05.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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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는 장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는 장면. ⓒ 유성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는 장면. ⓒ 유성호

 

[기사 보강 : 11일 오후 5시 22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11일 지난 2007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주식거래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지난 2007년 4월~11월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대량 매도했고 이 중 일부를 박 회장의 지인들이 주당 6천 원~1만 2천 원 대에 매입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이를 통해 장남 세전씨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했다고 보고 있다.

 

천세전씨는 2008년 10월~11월 9차례에 걸쳐 박 회장의 지인들이 매입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여 40억 원 대의 차익을 올렸다. 또 이 과정에서 보유지분을 11.61%로 늘려 천 회장과 함께 세중나모여행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박연차 관련 여부 집중 수사 중... "수사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아들 세전씨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하기 위해 박 회장의 도움을 받았다면 천 회장에게 증여세 포탈 혐의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주말까지 천 회장과 자금 거래를 한 15명 중 13명을 차례로 불러 박 전 회장과 연관성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천 회장의 자택 및 사무실과 함께 이들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15명이 박 회장의 돈을 이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니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이들은 수사 초기단계의 인물"이라며 "이들을 통해 천 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언론에서 주식거래 관련 공시자료를 근거로 보도한 것 같은데 (검찰의) 수사대상과 다른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검찰이 공시자료 외 주식거래도 포괄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단 천 회장의 주식거래와 박 회장 사이의 관련성을 규명하는 수사는 이번 주 내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기획관은 "수사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날도 박 회장과 천 회장의 회사 관계자, 국세청 세무조사 관계자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천신일 회장-한상률 전 국세청장 통화내역 확보 분석 중

 

검찰은 이와 함께 국세청의 세무조사 시점과 천 회장의 장남 세전씨가 주식을 매입한 시점이 겹치는 것에 주목, 천 회장이 박 회장에게 주식거래 등을 통해 경제적 도움을 받은 대가로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나섰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미 천 회장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통화기록도 확보한 상태다. 홍 기획관은 "수사에 필요한 분량은 다 확보했다"며 "아직 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한 전 청장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에 한 전 청장이 귀국 안 한다고 보도됐지만, 국세청 압수수색을 전후해서 통화했을 땐 (한 전 청장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또 "세무조사 초기 자료와 고발 자료, 직원 이메일 등을 확인해 세무조사 때 단계별로 작성된 보고서와 보고서 완성본을 비교했지만 누락되거나 축소된 것은 없었다"며 "세무조사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해 외부에서 세무조사 무마 외압을 받은 적은 없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홍 기획관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 수사가 탈세 등 천 회장의 개인비리 수사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지적에 대해 "박연차 회장과 천 회장의 오랜 친분 관계 등을 봤을 때 돈 거래가 있었더라도 전반적인 원인 관계 등을 봐야 한다"며 "지금 하고 있는 주식매각 등 수사가 결과가 나왔을 때 생뚱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신병처리 여부, 다음 주로 넘어갈 듯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에 대한 재소환 조사가 늦춰지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다음 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0일 노 전 대통령 측이 권씨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 중 40만 달러에 대해 아들 건호씨 등 자녀의 유학비로 썼다고 진술했지만 나머지 60만 달러의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100만 달러의 구체적인 사용처와 지난 4월 권 여사를 조사한 이후 벌어진 상황 등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재소환 조사가 연기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2009.05.11 12:13ⓒ 2009 OhmyNews
#박연차 #천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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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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