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의 압박으로 자살한 것이 아니다

등록 2009.05.27 11:04수정 2009.05.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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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수사 압박을 못 견딜 만큼 나약한 분은 아니다. 그분을 정말 못견디게 한 것은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님께서는 민주주의가 쓰러져가는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마지막 결심을 하신 것이다. 살아서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엔 우리나라 민주주의 동력이 너무 약하다고 본 것이다. 자신의 죽음만이 유일하게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자신이 국민에게 심어 주었던 탈 권위주의를 넘어선 상실적 권위주의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의 권위주의 회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것이다.

 

자신의 검찰 수사와 맞물려 측근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목숨을 끊을 만큼 작은 분은 아니셨다. 적어도 자살을 생각하셨을 때는 국민을 먼저 생각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상태를 진단해 보았을 것이고, 그 진단 결과  회복 불능의 장애 상태에 빠진 민주주의가 그 마지막 조종을 울리기 전에 자신의 죽음을 밀알 삼아 다시 이땅에 민주주의가 싹이 틔워지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분명 내가 죽어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가셨다.

적어도 해방 이후 한번도 민주주의다운 민주주의를 해본 경험이 없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민주주의 상징과도 같은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부활하면 그것이 곧 자신의 부활이라 확신하였고 그 확신으로 87년 6월 민주 항쟁의 국민 저력과 촛불집회의 응집력과 자신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던 2002년 선거혁명의 위대한 국민의 힘을 굳게 믿고 가신 것이다.

 

국민들의 애도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모와 애도는 우리에게 분명한 의지를 확인 시켜주고 갈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그러나 추모와 애도가 종착지가 돼서는 결코 안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작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대통령님이 봉화산에 묻히는 그날이 민주주의의 씨앗이 심어지는 그 날일 것이다

 

가신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면 안된다. 그분이 죽음으로 우리에게 던져 주려던 그 메시지를 우리는 정확하게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 분은 정녕코 자신의 죽음으로 민주주의의 부활을 확신하신 것이다

 

검찰 수사의 압박이 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슬퍼하지 마라! 비분 강개하지 마라! 우리는 그 틀 속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 한계를 지어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님께서 작은 비석 하나 세우라고 한 뜻을 우리는 기억하자. 분명 세상에 다시 오리라는 약속일 게다! 비석 하나는 유일한 가치 단 하나 밖에 없는 민주주의일 것이요, 작은 비석은 민주주의의 주인은 국민이기에 본인은 국민을 모시는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뜻이 아닐까?

 

독재가 부활하고 검찰권력이 독재자의 하수인이 되어 민주주의를 짓밟고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민주주의 종언이라는 극단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에 죽음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분이 항상 강조했던 독재에 저항하는 국민의 모습을 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라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님의 죽음을 폄하하지 말자! 독재에 맞서 꿋꿋이 저항하는 시민의 모습으로 그분께 보답하자!

 

                              

                     큰 죽음의 의미를 작게 새기지 않길 바라며. 날기실에서 광곡 선사 올림

2009.05.27 11:04ⓒ 2009 OhmyNews
#광곡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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