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앞두고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심 이반'을 경고하는 글을 직접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손 전 대표는 28일 오전 청와대 홈피 소통마당 자유게시판에 남긴 '이명박 대통령께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의 비탄이 어디에 연유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께 간청한다"면서 "고인을 떠나보내는 국민들의 좌절과 슬픔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장례식과 그 이후에 국민들의 격앙된 분노가 표출될 수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국민을 보호해 달라, 그것이 제 부탁"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또 "법치를 앞세우지 말고,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봐 달라"며 "민심 잃은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마지막 책무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비록 일개 촌부의 신분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하는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서 감히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글을 쓴 배경을 밝혔다.
다음은 손 전 대표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
이명박 대통령께 올립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마음 속 깊이 슬픔을 느끼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무척 놀라고 당혹스러우셨을 줄로 믿습니다.
저도 황망 중에 마음 둘 곳을 몰랐습니다.
서울역 앞 분향소에서 제 손을 잡고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요" 하며 통곡하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눈이 퉁퉁 붓도록 하염없이 흐느끼고 있는 어린 여대생의 눈물은
저 같이 메마른 사람의 눈가에도 눈물이 베어 나오도록 만듭니다.
이제 국민의 비탄이 어디에 연유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께 간청합니다.
이제 고인의 장례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고인을 떠나보내는 길을 함께 할 것입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국민들의 좌절과 슬픔을 존중해 주십시오.
장례식과 그 이후에 국민들의 격앙된 분노가 표출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국민을 보호해 주십시오. 그것이 제 부탁입니다.
법치를 앞세우지 마시고,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봐 주십시오.
민심 잃은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마지막 책무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국민 희생은 불가합니다.
그 동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 주십시오.
더 이상의 비극은 안됩니다.
비록 일개 촌부의 신분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하는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서 감히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춘천 대룡산 기슭에서
손학규 올림
2009.05.28 18:16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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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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