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논 모내기한 식구로 보이는 분들이 다랑논에다가 모를 심고 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인데도 이앙기가 올라와서 일손을 덜어주네요.
손현희
문방리가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에 서니 한창 모내기를 하는 한 식구들이 보였어요. 언뜻 보기에도 층층이 다랑논으로 모두 모를 심으려고 물을 가득 대놓았어요. 경사도가 꽤나 가파른 곳인데도 예까지 이앙기가 올라왔고 그리 넓지 않은 논바닥에 '착착 착착…' 모를 심고 있었어요.
일하시는 분들한테 인사를 하고 마을 쪽으로 내려다보니 참으로 아름답더군요. 층층이 물을 가득 메워두고 모심기만 기다리고 있는 다랑논 풍경이 매우 멋스러웠어요. 아마도 올 가을쯤에 여기 다시 온다면, 더욱 멋진 풍경이 되어 있을 듯하네요.
다랑논을 옆에 끼고 신나는 내리막을 달려갑니다. 문포동(물안개마을) 마을 앞에는 커다란 신도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어 그것만으로도 이 마을에 남다른 역사를 지닌 듯합니다. 한문글자로 빽빽하게 적어놓았기에 자세하게 알 순 없어도…. 이 마을엔 1445년 좌찬성과 강원감사를 지낸 권희맹 어른이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다고 하고 그 신도비가 있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분의 넋을 기리며 그 한 일을 신도비에 새겨두었답니다.
아이고, 가는 날이 장날일세! 문포동에서 조금 내려오니, 바로 다음 마을인 대방동이에요. 여긴 '도산서당(경상북도 기념물 제59호)'이 있는 곳이지요. 골목을 따라 소박하고 오랜 세월을 그대로 지닌 듯한 '보건진료소' 옆으로 모퉁이를 돌아갑니다. 그 좁은 길에 커다란 트럭 두 대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어요. 차를 가만히 살펴보니 '출장뷔페', '외식뷔페' 라는 글이 적혔는데 아마도 무슨 행사를 하는 듯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