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길나전칠기 끊음질 기법.
디자인하우스 사진부
# 골백번 되새겨도 정겨운 이름 12공방은 무엇이며 장인은 누구?나전장 송방웅,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열아홉 청년, 장인이던 아버지의 권유로 나전에 입문하다. 10년간 두문불출하며 기술을 연마 하고 또 10년간을 전통 나전 작품들을 연구한 끝에 1980년대 이후 한국 최고의 나전칠기 장인으로 자리 잡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한국 나전칠기의 상징적인 인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나전장 박재성, 경상남도 최고 장인 지정15세 때 나전칠기 기술을 배우기 시작. 흥성하던 나전칠기 산업이 쇠락하며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할 때, '나전칠기가 좋아서' 떠나지 못하다. 선명한 초록색의 자개 빛깔과 꼼꼼한 끊음질 솜씨는 누구와도 구분되는 특징이다. 자개는 늘 가까이 두고 손으로 만지며 돌볼수록 아름다워진다고 말하는 겸손한 장인이다.
나전장 김종량, 경남 공예대전 대상 수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기술을 익히다. 이후 도안을 직접 하는 능력과 특유의 마케팅 감각을 바탕으로, 나전칠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다.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나전칠기 체험 교육을 여러 해 동안 진행하며, 자개를 응용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실험에 도전 중이다.
소목장 김금철, 무형문화재 소목장 전수 조교당대 최고 소목장 아래에서 16세부터 소목 일을 배우다. 톱질을 잘 못했을 때 떨어지는 선생님의 호된 꾸지람이 무섭고 힘들었던 소년이 어느덧 40년 경력 소목장이 되다. 전통 공예 중에서도 공정 까다롭고 어렵기로 손꼽히는 소목 일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목리를 살려내는 작품들에 매료되어 매일 이른 아침부터 작업장을 지킨다.
통영전통비연연구소장 김휘범손재주 뛰어난 한 청년이 연의 아름다움에 주목. 충무공 이래 400년을 내려오던 통영 연이 비로소 전통 문화로 인장을 받다. 연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지만 연을 날리는 것은 풍류라 말하는 연의 장인.
두석장 김극천, 중요무형문화재 제64호두드리고 잘라내 만든 금속 조각으로 가구의 기능과 모양을 돋보이게 하는 장석이 4대째 가업이다. 전해지는 말로는 이순신 장군 때부터 장석을 만들어온 집안이라 한다. 화려한 나비 모양과 섬세한 입사 공법이 특징인 통영 장석의 맥을 잇는 장인이지만 아직도 아버지의 솜씨에 미치지 못함을 부끄러워한다.
갓일 정춘모,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스무 살 넘어 뒤늦게 통영 갓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에 매료되어 나라 최고의 장인들로부터 갓을 만드는 수십 개 공정을 전수받다. 지상에서 가장 가볍고 우아하며 공교로운 모자인 갓을 만들기 위해 기교 이전에 신명을 바쳐 세월을 익히다.
염장 조대용, 중요무형문화재 제 114호아버지에게 배워 발을 엮기 시작하다. 철종 임금 때 무과 급제 했던 증조부가 손수 발을 엮어 왕에게 진상하여 치하를 받았다는 집안 내력이 있다. 전통 명품이 현대 공간과 만나 오히려 모던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이 있어, 통영 발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소반장 추용호, 도지정 무형문화재 제24호스물네 살,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받아놓은 주문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반을 만들기 시작하다. 통영 소반이라 하면 모든 여염집 여인들의 꿈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통영에서도 소반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소목장은 그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려받은 예술적 감각과 솜씨는 다른 통영 장인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통영누비 조성연, 통영누비협회 회장중학교 졸업 후 봉재 일을 해오다 15년 전부터 통영 누비에 전념하다. 아마도 그 선택에는 통영 토박이로 자라며 길러온 솜씨와 눈썰미가 작용을 했을 것이라 한다. 고급화·명품화·차별화가 통영 누비의 살 길이라고 생각하며, 통영누비협회 회원들과 함께 누비의 브랜드화를 위해 노력한다.
# '통영 12공방'의 화려한 부활은 시작됐다통영 12공방의 영화는 사라졌다. 조선 명품이던 12공방은 21세기를 맞은 오늘날 400년 전의 전설로 남아 있을 따름이다. 이런 현실에서 2008년, 통영 12공방의 명성을 오늘날 되살려내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통영시와 진의장 통영시장은 12공방이라는 전통의 공예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입히고자 했다. 조선의 명품 브랜드이던 12공방을 새로운 현대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내어야 하는 상황에서 통영시가 파트너로 선택한것은 디자인하우스였다.
국내 대표적인 브랜드 네이미스트로 꼽히는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김욱선 아공디자인 대표였다.
#통영시와 손잡은 디자이너 손혜원, 김욱선씨손혜원 대표는 통영시 로고를 디자인했다. 다도해의 섬과 통영이라는 눈에익은 한글, 바다의 푸른 빛을 형상화 한 작품이 그것. 그는 크래프트 12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전통을 좀더 나아지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사명이다"라는 그의 말에 통영 12공방의 미래를 점칠 수 있다.
"통영에서도 전통 공예 관련 시설은 요트장이나 유흥 시설에 밀리고 있습니다. 돈이 되는 사업으로 바뀌어가는 것이죠. 장인 분들을 만나면서 처음엔 마음도 많이 상했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분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김욱선 대표의 말이다. 그는 또 "처음엔 막연히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 시작했지만 전통 공예의 현실을 알고 통영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리고 장인들의 속내를 알아갈수록, 이 프로젝트가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고 말해 '통영 12 공방'이 세계적 명품으로 거듭날 것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