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님씨
안소민
- 저도 잠깐 수업을 들어봤는데요, 상당히 딱딱하던데요. 어렵지 않으세요?"어려워. 그런데 배울 게 많아. 우리같은 사람들은 아이를 많이 키워보고 경험은 있지만 체계적인 지식이 부족하거든. 수업 듣다보면 가슴에 와닿는 게 많더라구. 우리는 경험은 많지만 지식이 보완되어있지 않으니까 지식을 보완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오늘도 질문했거든. '내가 손주 셋을 키우는데 밥먹을 때 번잡스럽습니다. 그래서 애들을 먼저 얼른 먹이고 나중에 어른들이 먹는데 이건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그러면 안 된다고 그러더라구. 어른하고 같이 먹으면서 식사예절도 제대로 배우고 양보도 하고 배려도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그래. 그 말을 듣고 내가 무릎을 쳤다니까. 강의 듣고 강의실 나가면서 잊어버릴지 모르지만 정말 재밌어. 배운다는 게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어. 몰랐던 것을 정말 많이 알게 되었어."
아이 돌보미에게 체력은 필수... 매일 앞산 올라 - 아까 처녀 적에 탁아소에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교육이었나요? 그리고 지금 이 교육과의 차이점은 뭐가 있을까요?"오래되어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때는 그냥 아이들 손톱 발톱 깎아주고, 씻겨주고 닦아주고 밥 먹이고, 냇가에서 놀고, 모정에서 율동하고, 인형 만들어주고…. 뭐 그런 거였던 것 같애. 재밌었지. 거기에 비하면 이번 교육은 정말 체계적이고 똑부러지고 확실하지."
- 어머님 젊은 시절은 어땠나요?"애만 키웠지. 남편 뒷바라지하고 살림하고. 그땐 어디 여자들이 바깥활동을 할 수 있었나."
- 이번 청강생들 보니까 아가씨들도 꽤 많더라구요. 재밌는 질문 하나 할게요. 어머님처럼 경륜이 많은 어머님들과 대학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이 있는 아가씨. 어느쪽이 아이돌보미에 더 유리할까요?""그러게…(웃음). 그거야 사람마다 다르겠지. 그런데 내 생각엔 아이를 많이 접해고 경험해본 사람이 낫지 않을까 싶어."
- 아이들 키우는데 가장 필요한 조건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내 생각엔 자유롭게 키우는 게 좋은 것 같아. 무조건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는 것보다 그냥 자유롭게 놓아두면 다 제 할 일을 알아서 하더라고. 남들은 우리 애들이 착실해서 그런거라고 하지만 그래도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건강한 체력이지. 몸이 아프면 아무리 애가 예뻐도 볼 수가 없거든.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하는 일이 바로 이 일이야."
일하는 데 늦은 나이란 없다 - 이번 교육 받으면서 드신 생각은?"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 손주들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 이왕이면 잘 알고 키우는 게 좋잖아. 그리고 이걸로 용돈이라도 벌 수 있으면 좋겠어."
▲아이돌보미 양성교육 수업 현장
아이돌보미 양성사업단
- 현재 특별히 하는 일은 있으세요?"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예전에 유치원에서 청소하고 아이들 간식 나누어주는 일은 했어. 용돈 버는 셈치고 했지. 그 전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녹즙 배달도 한 적이 있었어. 노인일자리창출에서 하는 거였는데 내가 신청했어. "
- 아이돌보미 수료증이 있으면 취업도 가능하다는데 취업 생각 있으세요?"암, 그럼, 당연히 하고 싶지. 일도 하고 싶고, 용돈도 벌고 싶고. 사회가 나를 안 받아줘서 문제지. 받아만 준다면 뭐든지 하고 싶어. 요즘 65세면 청춘이야. 산후도우미도 자신있거든. 할아버지(남편)도 세상을 뜨고, 적적한데 일하니까 좋아."
- 다른 자녀분들이 손주 키워달라고 하시면 어떡하실 거예요?"키워줘야지. 아직은 자신있어. 아직 능력이 닿을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주고 싶어."
어머님들에겐 '취업', 워킹맘에겐 '탁아'...일석이조 [미니 인터뷰] 아기돌보미 사업팀장 한명숙씨
|
보건복지부와 전북도청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 '아이돌보기 양성교육사업'은 전업주부들에게는 취업의 일자리를, 맞벌이주부에게는 양육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에서 그 의미가 크다. 다음은, 이번 교육을 맡은 아이돌보기 한명숙 팀장과 한 인터뷰 내용이다.
- 이번 교육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작년까지 각 자치단체에서 실행했던 아이돌보미 양육교육을 이번에는 전라북도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실시하게되었다. 이번에는 전북대 아동학과에 위탁을 해서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 이번 청강생의 선정기준과 연령층은? "전주를 비롯해 남원, 익산, 무주 등 전북지역의 각 자치단체에서 선정했다. 올해는 특별히 양육외에 '학습' 도우미 제도를 도입했다. 따라서 면접을 볼 때 학습을 할 수 있는 분들에 주안점을 두었다. 학력제한을 두었다는 말은 아니다. 아이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뽑혔다.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많다. 이제 아이들을 다 키운 뒤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커리어를 잘 살리는데 아이돌보미만한 직업이 없는 듯 하다."
- 수업일정이 빡빡하다. 수업 분위기는 어떤가." "무조건 80시간 이상을 이수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전북 각 지역에서 9시 첫수업에 출석하려면 새벽에 일찍 나와야한다. 모두들 매우 열심이다."
- 양육서비스는 어떻게 받을 수 있나. 선정기준이 있나?" "각 해당 거주자면 누구나 가능하다. 미리 가정방문을 해서 면접을 본다. 한달에 최대 8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1시간당 1천 원꼴이다. 시간당 초과시 5백 원 부담이다. 저렴하니 많은 분들이 이용한다."
- 이용자들의 계층이나 직업은 어떤가?" "아무래도 맞벌이 주부들이 많다. 그 외에도 저녁시간에 여가활동이나 그밖의 양육부담으로 인해 신청하는 분들도 있다. 그밖의 것은 개인적인 문제이니 그것까지는 자세히 모른다."
- 이번 교육이 끝나고 난 뒤 이곳에서 주로 하는 일은? "1년에 6회, 재보수교육을 해야 한다. 재보수교육을 비롯해서 이용자 상담을 하거나, 위탁가정과 아이돌보미를 연계해주기도 한다. 이용자의 구미에 맞는 돌보미를 파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때마다 수정보완해서 파견한다."
- 수료증을 받고 난 후 활동은 어떤가. "아이돌보미 양성교육을 수료한 후 각 지역 사업체에 가서 수료증을 제시하면 된다. 각 지역 사업체에서 아이돌보미가 필요한 이용자 가정과 연계를 해준다."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도스또엡스키(1821-1881)-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