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주년 6·25를 알리는 간판. ‘분쇄하자 간첩침략’, ‘이룩하자 국가재건’이란 구호가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의 음흉한 마음을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조종안
많은 이들이 전쟁선포도 없이 김일성이 무력으로 쳐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100% 정답은 아니다. 해방이 되면서 남북은 북위 38선을 경계로 분단되었고, 그 후로는 소규모 총격전이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은 남조선 해방을 위해 소련제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데 남쪽의 이승만 정권은 민족지도자 김구를 암살하는 등 권력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도둑도 나쁘지만, 도둑을 지키지 못한 주인에게도 책임이 있듯, 당시 위정자들에게도 역사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한국군이 패전만 하다가 미국의 참전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도 진실이 아니다. 국군도 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함으로써 유엔이 참전하여 북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기 때문이다. 진즉 부산을 내줘야 하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젊은이들의 용기와 낙동강을 붉게 물들였던 학도병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 총알받이로 내몰았던 이승만을 국부로 모시자는 얼간이들과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한나라당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트릿하면 빨갱이·좌파 타령을 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전세가 불리해지자 이승만을 비롯한 고위층은 말할 것도 없고, 도지사, 시장, 경찰서장 등 지방의 관리들조차 차와 선박을 이용해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피난보다는 국민을 버리고 도망갔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우익단체, 대통령에게 테러 허가라도 받았나?21세기에 들어서도 이어지는 갈등과 분열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자들이 뿌려놓은 눈가림식 반공교육의 열매이자 후유증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전두환을 스승처럼 모시는 이명박은 80년대식으로 국정을 끌어나가고 있다.
한국전쟁 59주년을 열흘 앞두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이승만을 국부로 모시자는 우익단체가 군복을 입고 가스총을 쏴가며 기습 철거했다고 하는데 두려움과 함께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우리 국민은 아무리 척을 지고 사는 이웃이라도 상(喪)을 당하면 조문을 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 분향소를 부수고 영정사진을 들고 다니며 개선장군처럼 자랑하다니, 패륜아도 차마 그런 짓은 못할 것이다.
이명박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장례절차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어떤 날도깨비 같은 사람들이 국민장을 치른 대통령 분향소를 부쉈는지 조사를 해야 함에도 청와대, 검찰, 경찰 모두가 조용하다.
분명한 테러집단임에도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있으며, 경찰을 폭행한 전과가 있는 서정갑 씨에게 집회 허가가 계속 나온다니, 이명박 정권이 테러행위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어떤 명분을 내걸어도 전쟁과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게 한국전쟁의 교훈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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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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