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좋다는 거 와인도 안다

클래식공법으로 발효·숙성된 복분자 와인 '레드마운틴'

등록 2009.07.07 14:54수정 2009.07.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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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의 레드마운틴 생산공장.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의 레드마운틴 생산공장.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 이돈삼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의 레드마운틴 생산공장.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 이돈삼

분위기 근사한 레스토랑에 들어선 기분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흐르더니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이어진다.

 

"음악이 참 좋네요. 근데 누구 들으라고 틀어놓은 겁니까?"

"예, 맛있게 발효되라고 한 거예요. 이렇게 음악을 들려주면 복분자가 최상의 조건에서 최적의 상태로 발효돼 맛과 향이 훨씬 더 좋거든요."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겁니까?"

"작물도 음악을 들으며 자란 게 훨씬 좋다고 하잖아요. 마찬가지에요. 음악을 들려주면 미생물 발효가 훨씬 활발해집니다. 전문 연구진들이 시료를 확인한 결과입니다."

 

이곳은 복분자 와인 '레드마운틴(Red Mountain)'을 만드는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전남 함평군 신광면 삼덕리 소재)의 생산공장이다.

 

"지역에서 난 무농약 복분자만을 발효시켜 와인을 만들고 있어요. 다른 복분자주와 차별성을 갖는 거죠."

 

조병준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 대표의 말이다.

 

a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복분자를 원료로 한 전통주 시장보다 와인 시장을 겨냥, 품질을 차별화시켰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복분자를 원료로 한 전통주 시장보다 와인 시장을 겨냥, 품질을 차별화시켰다. ⓒ 이돈삼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복분자를 원료로 한 전통주 시장보다 와인 시장을 겨냥, 품질을 차별화시켰다. ⓒ 이돈삼

a  레드마운틴을 권하는 조병준 대표. 와인 전문가이기도 하다.

레드마운틴을 권하는 조병준 대표. 와인 전문가이기도 하다. ⓒ 이돈삼

레드마운틴을 권하는 조병준 대표. 와인 전문가이기도 하다. ⓒ 이돈삼

이 와인은 다른 복분자주보다 덜 달면서도 맛과 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명 호텔과 백화점에 납품되고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까지 되고 있는 게 이를 증명한다.

 

품격 높은 행사의 기념주로도 여러 차례 초대됐다. 지난 2006년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을 비롯 노벨평화상 광주정상회담 공식 건배주와 만찬주로 쓰이면서 호평을 받았다. 광주비엔날레 공식 복분자 와인, 2012여수세계엑스포 공식 와인으로도 지정돼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식품 베스트5 선정, 농식품 가공분야 산업포장 수상, 최우수 남도전통주 선정 등은 덤이다.

 

레드마운틴의 독자적인 유통망은 아직 없다. 그럼에도 지난 2003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만 5년 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정도면 눈부신 성장을 한 셈이다.

 

레드마운틴은 명절 선물로 인기다. 해마다 추석과 설날을 전후해 전체 매출의 70%가량이 나간다. 그렇다고 재료가 별난 건 아니다. 모두 계약재배를 통해 지역의 농가에서 무농약 인증을 받은 복분자만 쓸 뿐이다. 와인 생산에 따른 매출도 매출이지만 지역 복분자 재배농가의 소득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다.

 

a  남도 들녘에서 복분자 수확이 한창이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복분자만을 재료로 레드마운틴을 만들고 있다.

남도 들녘에서 복분자 수확이 한창이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복분자만을 재료로 레드마운틴을 만들고 있다. ⓒ 이돈삼

남도 들녘에서 복분자 수확이 한창이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복분자만을 재료로 레드마운틴을 만들고 있다. ⓒ 이돈삼

처음엔 함평지역에서만 생산된 것을 사들였다. 그것만으로 부족하자 인근 영광의 생산량도 모두 사들였다. 지금은 함평과 영광은 물론 무안과 신안지역 일부 농가와도 계약재배를 통해 재료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도 6월 한 달 동안 150농가에서 100여 톤을 수매했다. 수매가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당 7000원을 주었다.

 

이렇게 사들인 복분자는 불순물을 골라내고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복분자의 특성상 수작업을 해야 하기에 까다롭다. 불순물을 골라내면 효모배양을 통한 발효로 이어진다. 클래식공법은 여기서 효력을 발휘한다. 이후 복분자 씨나 슬러지(껍질)를 분리해내는 원액채취, 오크통과 항아리에서의 숙성, 고유의 와인 맛을 내기 위한 브랜딩(제조)과정을 거쳐 상품화된다.

 

레드마운틴은 전통주 개념을 벗은 품격 높은 와인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스위트 타입은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드라이 타입은 깔끔한 맛이 특징. 생산량은 연간 180∼200㎘에 이른다. 그만큼 와인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농가소득 향상까지 기여하고 있다.

 

a  전문 연구진들의 끊임없는 연구는 레드마운틴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전문 연구진들의 끊임없는 연구는 레드마운틴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 이돈삼

전문 연구진들의 끊임없는 연구는 레드마운틴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 이돈삼

a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복분자만을 원료로 첨단 시설에서 생산한 복분자 와인 '레드마운틴'은 품격 높은 행사에 자주 초대받는다.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복분자만을 원료로 첨단 시설에서 생산한 복분자 와인 '레드마운틴'은 품격 높은 행사에 자주 초대받는다. ⓒ 이돈삼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복분자만을 원료로 첨단 시설에서 생산한 복분자 와인 '레드마운틴'은 품격 높은 행사에 자주 초대받는다. ⓒ 이돈삼

"복분자주 시장이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역에서 생산한다고 해서 애향심에 기대어 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품질은 물론 용기와 포장까지도 최고로 만들어 와인의 본고장인 유럽과 경쟁할 겁니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이 시설투자와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다. 와인 제조분야 30년 경력을 자랑하는 조 대표 등 우수한 연구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알코올 밀도계와 효모균 배양기 등 연구자재와 생산시설도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 와인 전문가들의 자문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유럽에선 이미 500년 전부터 스테미너식과 피부미용식으로 복분자 와인을 즐겨 마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민속주 시장보다 수입품이 많은 와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와인공장을 세웠다는 게 조 대표의 얘기.

 

조병준 대표는 "와인 맛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 난 유럽인들도 레드마운틴의 감촉과 부드러운 맛에 반할 정도"라면서 "앞으로의 목표도 레드마운틴을 유럽산 포도주에 버금가는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 미국과 유럽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a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전통 와인시장을 겨냥, 레드마운틴의 품질은 물론 포장까지도 차별화했다.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전통 와인시장을 겨냥, 레드마운틴의 품질은 물론 포장까지도 차별화했다. ⓒ 이돈삼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은 전통 와인시장을 겨냥, 레드마운틴의 품질은 물론 포장까지도 차별화했다. ⓒ 이돈삼

a  전라남도 함평군 신광면 우렁골에 자리하고 있는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 생산공장 전경이다.

전라남도 함평군 신광면 우렁골에 자리하고 있는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 생산공장 전경이다. ⓒ 이돈삼

전라남도 함평군 신광면 우렁골에 자리하고 있는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 생산공장 전경이다. ⓒ 이돈삼
2009.07.07 14:54ⓒ 2009 OhmyNews
#레드마운틴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 #복분자주 #조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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