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마음은 똑같다

부자유예(父子有禮)

등록 2009.07.30 09:18수정 2009.07.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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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들에게 줄 용돈을 봉투에 담았다

아들에게 줄 용돈을 봉투에 담았다 ⓒ 홍경석

아들에게 줄 용돈을 봉투에 담았다 ⓒ 홍경석

이 세상 아버지들의 마음은 다 똑같다.

그건 바로 언제나 가족에게 있어서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평소에 자녀에게 용돈까지

넉넉하게 줄 수 있다면 동가홍상이다.

하지만 이 풍진 세상은 그러한 바람의 풍향계마저 부러뜨리기 일쑤다.

 

사는 게 힘들고 퍽퍽하다 보니 아들에게 용돈을 줘 본지도 꽤 되었다. 물론 아들은 알바를 하여 돈을 번다.

 

그렇지만 취업을 한 직장인이 아니고 대학생이고 보니

힘들게 알바를 하여 받아드는 돈이랬자 얼마 안 된다.

겨우 친구들하고 밥이라도 제대로 먹는지 모를 일이다.

 

반면 서울의 딸에겐 올해로 5년 째 용돈을 보내주고 있다.

녀석도 어서 졸업을 하여 취업을 하게 되면

그 때부턴 용돈을 안 보내줘도 되련만 아직은 아니다.

 

아무튼 내게 있어 아이들이라곤 하늘 아래

딱 둘뿐인데 내가 생각해도 그간 아들과 딸에

대한 편견은 좀 심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왜냐면 딸에겐 매달, 그리고 수시로

또박또박 용돈을 송금해 주면서 정작 '오빠'이자

우리 집의 장손인 아들에겐 그동안 마치

똥 친 막대기 취급을 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는 미안함 때문이다.

 

오늘 딸에게 약간의 용돈을 또 보내면서

아들에게도 용돈을 줘야겠다고 작심했다.

1만 원권 지폐 열 장을 편지봉투에 넣었다.

 

돈이란 현금 '알맹이'를 직접 주는 것보다는 역시나

흰 봉투에 넣어서 건네는 게 주는 이나

받는 사람 모두 괜스레나마 기분이 좋아지는 때문이다.

 

예전에 모셨던 직장의 사장님께선

다만 1만 원을 주실 적에도 반드시 봉투에 넣어서 주셨다.

그게 바로 예의(禮儀)라면서. 

 

오륜의 하나로써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리는 친애(親愛)에 있음을 이르는 말인

부자유친(父子有親)은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여기에 더하여 나는 부자간에도 예의를

지키자는 걸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주고자 하는 용돈을 굳이 봉투에 넣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름 하여 부자유예(父子有禮)라고나 할까.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주는 용돈에

있어서도 다다익선(多多益善)을 도모하고 추구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하여 시중에 돌아다닌다는 5만원 권

지폐로 열 장을 채워 준다면 더욱 좋았으리라.

 

그렇지만 나의 처지는 그렇지 못 하다.

여태껏 5만원 권은 어찌 생겼는지 '명함'조차 본 일이 없다.

 

그렇긴 하더라도 내 아들은 이 용돈을 받으면

금세 고무되어 아마도 붕어눈이 될 터이다.

 

아들아~

얼마 안 되지만 차비에나마 보태거라.

 

아빠가 돈 많이 벌면 그 땐 풍족하게 줄 게.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2009.07.30 09:18ⓒ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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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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