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형 슈퍼마켓의 입점이 반가우면서도 자주 이용하던 슈퍼마켓 상인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 빈손으로 롯데슈퍼를 나오는 주민 C씨는 "그냥 둘러보았다"며 "그래도 주변 상인들 몰래 문을 연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역시 동네 주민 김 모(50)씨의 말이다.
롯데슈퍼 철수를 요구하는 서울중동부슈퍼마켓조합원들의 시위는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지역 상인들의 롯데 제품 반입 거부로 울상을 짓는 쪽은 롯데마트가 아닌, 롯데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식품업체들이다. 롯데제과 홍보팀 강상우 과장은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은 기존의 유통환경이 변화되는 일"이라며 "아직 소규모 지역슈퍼들의 구매 거부로 발생할 피해규모는 알 수 없지만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소규모 슈퍼들과 롯데 식품, 함께 윈윈(win-win)하며 커 왔는데, 갑자기 구매 거부라니요. 섭섭합니다."
강 과장은 이어 "이런 비유는 맞을지 모르겠지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동네 상인들이야 '고래'라고 할 수 없지만 대형 유통업체의 확산이 가져온 피해는 결국 지역슈퍼에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롯데 본사 홍보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피해가 커진다면 조치를 취하겠지만 아직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낙관했다.
한국슈퍼마켓 협동조합의 홍보팀 강성철 팀장은 지역 상인들의 롯데제품 구매 거부 계획에 대해 "더 이상 참다못해 감정이 격해진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씨는 이어 "상인들이 이제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대형 슈퍼마켓의 확산에 대해 단순히 경고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강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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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찾은 주민 "어떡해요 훨씬 싸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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