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하루 80권 사용... 조문객 끊이지 않는 서울광장

[여기는 서울광장] 국민분향소 운영진 인터뷰

등록 2009.08.20 10:28수정 2009.08.2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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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분향소 붕괴위험... 분향 중단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영정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표지판이 기울어 무너져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서울광장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분향소 붕괴위험... 분향 중단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영정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표지판이 기울어 무너져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유성호

 부실공사로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19일 저녁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의 모습.
부실공사로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19일 저녁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의 모습.유성호

[최종-저녁 8시 36분] 조문까지 1시간 이상 걸려... 추모쪽지 수천 장

서거 3일째를 맞는 서울광장에는 추모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추모 동영상 상영, 추모 사진전 개최 등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고 '김대중 대통령 추모의 벽'이 설치돼 조문객들은 다양한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음. 추모객들도 크게 늘어 조문하기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있음.

김대중 전 대통령 시민추모위원회는 서울 프라자 호텔 앞쪽 서울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차를 동원해 추모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있음. 시민 200~30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시청 중.

시민 최아무개(51)씨는 "추모영상을 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며 "예전에는 DJ를 미워하기도 했는데 그의 인생 역정을 보고 나니까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고 눈시울을 훔쳤다.

한쪽에서는 언론노조와 야4당,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언론장악 저지 100일 행동'이 '언론악법 원천 무효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음.

또 언론소비자주권운동 등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서울광장 주변에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세워놓았음. '안티뉴라이트'라는 단체는 뉴라이트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설치해 놓기도 함.

김대중 대통령 추모의 벽에는 수천 장의 추모 쪽지가 답지하고 있음.


"당신이 계셔서 늘 든든했습니다. 이제는 하늘에서 보고 계시겠죠?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두 아이 어마

"용서라는 가장 시원한 복수를 하신 김대중 대통령님 편히 쉬십시오. 수고하셨습니다." – 김부민, 김평화


"당신이 바라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하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무명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김대중 대통령 추모의 벽'에 쪽지 글을 남기고 있다.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김대중 대통령 추모의 벽'에 쪽지 글을 남기고 있다.이승훈

장문의 추모시도 있다.

원동력이 멈춘 시간
깊은 밤에도
그 누구도 상상으로 모여 웃을 수 있는
당연함을 위하여


똑똑하다는 그 누구도
짊어지려 하지 않았던
가슴이 뜨거워지는 형벌에,
거목을 지탱하는 다리, 절룩이고
육신이야 두서너 번 세습에 파면 당해도
타오르는 오장육부가 불어 넣은
반도의 자유로운 숨은,
오늘은 이리도 찬란히 꽃 피운다.


먹구름을 뚫는 햇살, 찬란한 이 날에
이 땅은 밟으며 저항 없이 시를 쓸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당신을 기리는 향 앞에서
어떤 이는 진정으로 울어 보일 수 있고,
혹은 방관자처럼, 잘 가시오


이렇듯 자유로운 풍경들과 생각
가장 밝은 별을 바라보아도
굽어 절하지 아니한 채로
꼿꼿이 숭고한 넋을 가질 권리.


그런 권리에 여과 없이 감사한다. 기리며...

09.08.20 학생

한편 19일부터 20일 저녁 8시까지 분향소를 찾은 총 조문객은 2만568명. 20일 하루만도 1만480명이 서울광장을 찾아 조문했음. 밤이 깊어가면서 추모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됨.

[오후 4시 35분] 방명록 하루 80권 사용... 조문객 줄잇는 서울광장

국민분향소가 차려진 서울광장에는 분향소 운영을 돕기 위해 민주당 당직자들과 서울시 공무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음.

이들은 분향이 시작된 19일부터 이틀째 방명록과 조화 관리, 조문객 안내, 생수 나눠주기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음. 국민분향소가 매끄럽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이들의 노력에 힘은 바가 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유성호

다음은 운영진과의 인터뷰.

방명록 관리를 맡고 있는 김태수 민주당 보좌진.

"김 대통령 돌아가신 뒤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했고 조를 짜서 일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 직원들은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고 모든 진행은 우리가 맡아서 하고 있다.

어제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방명록에 서명을 남겨줬고 오늘 비가 와도 많은 사람들이 왔다. 어제만 80권의 방명록을 사용했다. 방명록을 담당하다 보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적나라하게 안타깝고 가슴 아파하는 것을 적어내더라. 우리가 가지는 아쉬움이 일반 국민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좀 더 나라를 위해 살아계셔야 하는데. 방명록 내용 중에는 '국가의 큰 별이 졌다', '모든 짐 내려놓고 편히 쉬세요'라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저께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일을 도왔다. 몸은 힘들지만 며칠 힘들면 되는 것이다. 기꺼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국민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라 생각한다. 첫 번째는 국가의 큰 어른이 돌아가신 것에 대한 추모분위기다. 어제 밤 간간이 보면 이명박 정분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단지 추모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분들이 많았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면서도 반드시 심판을 하겠다는 생각이 분명이 있는 거다. 여기 있으면 느껴진다.

시민들이 추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제안들도 많이 한다. 추모의 글을 쓸 수 있는 간판도 시민의 제안으로 만들었다. 또 다른 시민은 이 곳 분위기가 너무 삭막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조만간 풍선을 단다든가 해서 분위기를 바꿔 볼 생각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유성호

길 안내를 맡고 있는 서울시 직원 김 아무개씨

"저는 길 안내를 맡고 있고 서울시 직원들은 생수를 나눠주거나, 방명록 업무에 지원을 하거나, 프레스에서 기자들을 도와주고 있다.

어르신이 돌아가셨으니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 도와드리는 것은 당연하다. 집안 어른이 돌아가신 것과 똑 같은 거 아니냐. 지금 을지연습이 있는데 이 업무까지 겹쳐서 몸은 힘들다. 하지만 공무원은 나라의 큰 일이 났으니 사명감을 가지고 일 해야 한다. 또한 국가의 어른이 돌아가신 슬픔을 느낀다면 당연히 해야 된다."

상황실에서 업무 총괄하고 있는 문병주 민주당 정책연구실장

"상황실에서 전반적인 일을 조정하고 있다. 서울시 직원들도 지원 나왔지만 우리는 상주의 입장에서 그 분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거나 업무를 조정하고 필요한 일을 요청하기도 한다. 우리는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을 하고 있다. 부모님을 여인 거랑 똑같은 그런 심정이다.한편으론 착잡하다.

전 당직자들이 국회에 마련된 분향소와 여기에 와서 일을 하고 있다. 조를 짜서 일을 나누고 있다. 일은 힘들지 않지만 마음이 힘들다. 국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짧은 기간 안에 지도자 두 분이 돌아가셔서 슬퍼하고 있다. 웃어도 즐겁지 않은 웃음이다.

제가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치학을 가르치는데 이 수업 때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늘 인용한다. 미국에 망명 갔다가 84년에 돌아오면서 했던 연설 중에 있는 말이다. '민주주의란 심신의 유곡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백합꽃이 아니라 시궁창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은 것이다'란 말이다. 91년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 강의 할 때마다 인용한다.

많은 국민들이 슬퍼하는 것은 이 점을 느끼고 공감한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 민주주의 얻는 것보다 지키기가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

[오후 3시] 서울광장 추모객 3149명.... 어제 이후 14,256명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유성호
오후 들어 비가 개면서 한산하던 분향소가 다시 조문객들로 붐비고 있음. 현재 조문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30분 정도 기다려야 분향이 가능한 상황.

분향을 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온 조문객들도 종종 눈에 띔. 전북 순창에서 오늘 아침 상경했다는 이진복(68)씨는 "집 가까운 전북도청으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직접 서울광장에도 와보고 오후에 국회에 차려질 빈소에도 가보고 싶어 올라왔다"며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빌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광장에서는 방명록 서명 외에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쪽지 쓰기와 종이학 접기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 서울시측은 이날 오후 1시 조문객들이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분향소 옆쪽에 시민들이 직접 작성한 추모 쪽지를 붙일 게시판을 만들어 놓았음.

오후 2시 기준 오늘 서울광장을 찾은 추모객은 총 3149명, 지난 19일 이후 현재까지 누적 추모객은 1만4256명으로 집계됨.

[오전 11시 25분] 허정무 국가대표 감독 등 조문

오전 11시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허정무 국가대표 감독, 서정원 김태영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코치, 조동현 18세 이하(U-18) 청소년대표팀 감독, 안익수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등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서울광장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함.

허정무 감독은 방명록에 "존경하는 대통령님 부디 편히 영면하십시오"라는 글을 남김. 이어진 인터뷰에서 허 감독은 눈시울을 붉히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모든 면에서 존경하는 분이었다.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우리나라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분이시다. 그리고 축구인으로서 보자면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업적을 남기셨고 우리 선수들 병역 혜택도 받도록 해주셨다. 축구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애를 쓰셨다. 편하게 영면하시길 빈다."

간간이 비가 세차게 내리치는 가운데 조문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 오전 11시 이전에는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조문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5분에서 10분 정도 기다려야함. 오전 11시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1만1689명으로 집계됨.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유성호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분향하기 위해 국화꽃을 건네받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분향하기 위해 국화꽃을 건네받고 있다.유성호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오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유성호

[오전 9시 40분] 차분한 분위기서 추모 이어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사흘째인 20일 서울광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음. 출근시간 전에는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분향소를 찾았음.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날과 마찬가지로 분향소는 차분한 분위기.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당직자들이 상주 역할을 맡고 있음.

서울시는 비가 올 것에 대비해 분향소 보강 공사를 벌였음. 시민들이 헌화하고 절을 하는 제단 앞에는 비 가림막이 설치됐음. 또 장례가 국장으로 결정됨에 따라 '분향소'라고 표기돼 있던 현수막을 '국장'으로 고치고 영정 사진도 전날보다 큰 것으로 교체.

19일 자정까지 1만183명의 추모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됨.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 팬클럽과 시민들이 만들었던 '시민분향소'는 어제밤 촛불 집회 후 자진 철거함.

시민분향소 운영진은 원래 공식 분향소가 설치되면 시민분향소를 철거할 계획이었음. 운영진은 일부 조문객들이 요청해 시민분향소를 계속 운영해 왔지만 같은 서울광장에 분향소가 두 개나 설치된 것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있어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힘.

 20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실 빈소가 마련되고 있다. (이 사진은 '6534'님께서 #5505 엄지뉴스로 전송한 사진입니다.)
20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실 빈소가 마련되고 있다. (이 사진은 '6534'님께서 #5505 엄지뉴스로 전송한 사진입니다.)엄지뉴스 6534

#김대중 서거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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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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