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1000조 넘어... 임기말 재정파탄 우려"

김효석 의원 강력 경고... 여당 안에서도 "부자감세 유보"

등록 2009.09.01 18:19수정 2009.09.0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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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인 김효석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정부는 국가 세입에서 부자와 대기업에 대해 마구잡이 감세를 하고, 세출에서는 4대강 토목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한편으론 서민을 위한답시고 마구 인심을 쓰면서 재정건전성은 나몰라라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인 김효석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정부는 국가 세입에서 부자와 대기업에 대해 마구잡이 감세를 하고, 세출에서는 4대강 토목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한편으론 서민을 위한답시고 마구 인심을 쓰면서 재정건전성은 나몰라라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유성호

이명박 정부 출범 2년만에 국가채무가 1000조 원이 훌쩍 넘었고, 이 추세대로라면 임기말 재정파탄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인 김효석 의원은 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리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국가 재정위기를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현 정부는 2008년말 기준 국가채무가 GDP 대비 35.6% 밖에 되지 않아 OECD 20개국 평균 75.7%의 절반 수준이어서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채무는 다른 선진국들이 발표하는 정부부채에 비해 대단히 과소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부유층, '감세' 좋아할 일 아냐... 곧 대규모 증세 부담 돌아올 것"

김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일부를 대상으로 하고 국채와 차입금, 국고채무부담행위만 항목에 넣고 있어 OECD 선진국보다 대상과 범위가 매우 좁다는 것이다. OECD 다른 선진국이 사용하는 '정부부채(일반정부 총 금융부채)' 개념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전체는 물론 준정부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또 우발채무와 충당금을 제외한 부채전액을 정부부채로 계산하고 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정부의 회계기준이 '현금주의 방식'을 따르고 있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수백조 원에 달하는 '공적연금 잠재부채'가 국가채무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가채무에 공적연금 잠재부채를 더한다면 나라빚은 벌써 1000조 원을 넘어섰다는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채무가 아닌 OECD 정부부채를 기준으로 공적연금 잠재부채를 더하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2008년말 현재 1060~1390조 원(GDP 대비 110~145%)에 달한다"면서 "내년 말이면 1220~1560조 원(GDP 대비 117~150%)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최대의 빚을 떠안고 있다는 뜻이 된다. 더구나 김 의원 계산에 따르면 국가채무가 GDP(국내총생산)를 넘어 증가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계속된다면 국제시장에서 한국경제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제2의 IMF 위기와 같은 금융위기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 재정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의 '쌍방향 포퓰리즘'을 지목했다. 부자와 대기업, 서민과 중산층 가릴 것 없이 인기를 얻기 위해 퍼주기를 하다보니 재정 건전성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국가 세입에서 부자와 대기업에 대해 마구잡이 감세를 하고, 세출에서는 4대강 토목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한편으론 서민을 위한답시고 마구 인심을 쓰면서 재정 건전성은 나 몰라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쌍방향 포퓰리즘으로는 한국경제를 80년대 중남미, 90년대 일본경제처럼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국가 재정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자감세'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렇잖아도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같은 대규모 부자감세는 결국 불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될 것"이라며 "부자감세가 국가경제에 재앙을 몰고 올지 모른다는 것이 대다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무력화, 소득세-법인세 인하, R&D 세액공제 등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로 혜택을 보고 있는 일부 계층과 대기업에 대해서도 따끔한 충고를 전했다. 그는 "국가재정이 파탄나면 중산서민층은 물론 부유층들도 대규모 증세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면서 "부자나 대기업이나 지금 감세한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고 따끔한 경고를 보냈다.

이밖에도 김 의원은 ▲고소득 자영업자 등 추가세원 발굴 ▲재산보유과세 정상화 ▲4대강 사업 등 불필요한 예산 낭비 축소 ▲공적연금과 복지전달체계 개혁 ▲중산서민층 지원책 확대 등을 국가 재정위기 회피 방안으로 제시했다.

여당 김성식 의원도 '부자감세 유보' 법안 제출... "부채의 덫" 경고

 한나라당내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간사 김성식 의원
한나라당내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간사 김성식 의원남소연
한편 여당 내에서도 부자감세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같은 날 한나라당 '경제통'인 김성식 의원은 내년부터 시행될 법인세·소득세법 시행을 2년간 유예하자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내년부터 2억 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 2%(22%→20%), 연소득 8800만 원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세 2%(35%→33%)가 각각 인하된다.

김 의원 역시 법인세·소득세법 유예법안을 제출한 이유를 '재정 건전성 회복'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과감한 세출확대 정책이 급격한 경기하락을 둔화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면서도 "금융위기 전에 수립된 전면적 감세정책의 보완 없이는 재정 건전성의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정부는 비과세-감면 축소, 고소득층 과세 강화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지만 감세규모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득세-법인세 인하기조의 유예가 없이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감세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지만,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자연적인 재정건전성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가파른 재정악화 속도를 초기에 잡지 못하면 부채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식 의원의 주장은 민주당이 올해 초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것이다. 김효석 의원 등 몇몇 의원 역시 '법인세-소득세 인하 유예' 법안을 벌써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김성식 의원을 시작으로 여당 내에서도 부자감세법안 유보 요구가 줄기차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9월 국회에서 '감세 논쟁'이 또 한번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효석 #부자감세 #국가채무 #김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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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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