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보랑께, 전라도 사투리가 정겹다. 나무판때기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주렁주렁 열렸다.
조찬현
평생을 두고 모은 소장품, 그 사연도 가지가지초가의 지새미 맬 때 사용하는 거라며 '대나무바늘대'를 보여준다. 이엉으로 지붕을 얹는 초가의 추녀 끝을 마무리할 때 사용하는 도구다. 옛날 우리 조상들의 궂은살이 박힌 투박한 손이 언뜻 떠오른다. 바늘대에서 그동안의 고단했던 그분들의 삶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김 관장이 평생을 두고 모은 소장품들은 그 사연도 가지가지다. 어머니를 여윈 슬픔에 한풀이라도 하듯 자개농을 깨부수는 그 분을 설득해 가져다 놓았다는 50여년 된 자개농, 어머니가 쓰시던 물건이라며 함께 근무했던 동료가 보내줬다는 옷장, 그 어느 것 하나 애틋한 사연이 담기지 않은 물건이 없다.
가뭄에 둠벙에서 마른논으로 물을 풀 때 사용했다는 '두레'다. 넓은 나무그릇 귀퉁이에 줄을 달아 물을 퍼 올리는 도구다. 이런 걸 누가 사용했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로 아주 조그마한 앙증맞은 지게도 있다. 옛 시절에는 어린 아이들도 지게질을 했다며 아이들 지게라고 했다.
소중한 자료를 하나 보여 달라고 하자 김 관장은 모든 자료가 다 소중하지만 특히 '토기와 황동그릇'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