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수도 자랑' 창원시, 하천 물고기 떼죽음

1일 새벽 홈플러스 창원점 부근 창원천... 낙동강 원수 방류해 살리기도

등록 2009.10.01 16:40수정 2009.10.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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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시내를 흐르는 '창원천'에서 상당히 많은 잉어와 붕어가 떼죽음을 당했다. '환경수도'를 자랑하는 창원에서 2년 전에 이어 또다시 물고기가 집단으로 죽는 일이 벌어지자 환경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창원시와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에 따르면, 1일 새벽 홈플러스 창원점 부근 창원천에서 물고기가 떠올랐다. 주로 잉어와 붕어가 물 위로 떠올랐다. 시민들이 이날 새벽 1시 30분경 창원시청 당직실에 알렸고, 창원시는 이날 오전 10시경 낙동강 원수를 끌어와 창원천에 방류했다.

a  창원천에서 1일 새벽 물고기가 죽었다. 죽은 물고기를 뜰채로 건져 올리는 모습.

창원천에서 1일 새벽 물고기가 죽었다. 죽은 물고기를 뜰채로 건져 올리는 모습. ⓒ 마창진환경연합


a  1일 새벽 창원천에서 산소 부족 등으로 물고기가 죽거나 물 위로 떠올랐다.

1일 새벽 창원천에서 산소 부족 등으로 물고기가 죽거나 물 위로 떠올랐다. ⓒ 마창진환경연합


창원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최근 가물었다. 하천 구조물 때문이기도 하며, 국도25호선 공사로 인해 상류에서 물이 적게 유입되면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산소가 부족해 물고기가 떠올랐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자원공사의 협조를 받아 낙동강 원수를 투입해 죽어가던 물고기를 살렸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날 창원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제보를 받고 현장을 살펴본 이보경 마창진환경연합 부장은 "죽은 물고기를 뜰채로 거둬내기도 했고, 미처 거둬내지 못한 죽은 물고기는 갈대 사이에 있기도 했으며, 떠내려간 물고기까지 합치면 죽은 고기는 수백 마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에도 창원천에서 물고기가 집단폐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번에도 그같은 일이 벌어졌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이날 낸 보도자료를 통해 "또 창원천이다"라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이곳은 창원천 중에서도 특히 인공구조물이 많은 곳"이라며 "창원대로의 지하차도가 지나고 있고, 교량도 있어 이를 유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 있다. 때문에 물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정체가 심각한 정도로 일어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a  1일 새벽 창원천에서 붕어와 잉어가 죽거나 물 위로 떠올랐다.

1일 새벽 창원천에서 붕어와 잉어가 죽거나 물 위로 떠올랐다. ⓒ 마창진환경연합


환경단체는 "이번 폐사엔 이러한 요건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우선 갈수기라서 물이 부족했다"며 "수량이 부족한 데다 비가 오면서 비점오염원이 다량으로 유입되어 수질이 더욱 악화되었고, 바닥에 쌓여있던 퇴적토도 뒤집어져서 오염을 더욱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더욱이 마산만의 밀물 시기에는 물길이 아예 막혀 민물고기들은 더 아래쪽으로는 내려가지 못하고 좁은 곳에 갇히게 된다"며 "좁은 곳에 개체수는 더욱 늘어나고 용존산소량은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그야말로 하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조건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량이 부족하다고 물을 갖다 부어주는 궁여지책으로는 이번과 같은 어류폐사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오늘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조사를 통해서 밝혀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과 향후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과 "그보다 앞서 사고지역에 살고 있는 어류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줄 것"을 요구했다.

a  1일 새벽 창원천에서 물고기가 물 위로 떠올랐다.

1일 새벽 창원천에서 물고기가 물 위로 떠올랐다. ⓒ 마창진환경연합


#창원시 #환경수도 #창원천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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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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