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로 어린이집도봉구 창동에 위치해 있는 두발로 어린이집 입구
박금옥
등원시간은 아침 9시부터다. 그러나 아이들의 외부치료나 건강상태에 따라서 등원시간은 들쑥날쑥이다.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안겨 조용히 들어왔다.
어린이집의 27명 아이들은 제각각의 프로그램에 따라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실내자유 선택놀이, 씹기 훈련, 섭식관련 근육마사지, 신변처리훈련(용변),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음악치료, 그 외 수업 등이 한두 명씩 혹은 작은 그룹 내지 대그룹으로 진행된다. 외부치료나 재택순환수업, 학교 등을 오가는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오가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이 모든 프로그램들을 한 아이가 날마다 감당하기에는 무리이기에 아이들마다 각각의 상태에 따라 요일별로 정해져 있었다.
한 명의 교사가 세 명의 아동을 담당하는 담임이 된다. 몸을 스스로 가눌 수 없는 세 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요즘은 환절기 감기 때문에 아이들이 두세 명씩 빠져서 그나마 숨을 돌리는 것이지 모두 등원을 하게 되면 손이 많이 부족하다.
제 시간에 온 아이들은 실내자유 선택놀이를 했다. '블럭쌓기'를 하는데 쌓아 둔 블럭을 현식(가명 12)이가 몸으로 자꾸 흩트린다. "안되겠다. 현식이 배 위에다 쌓아야지." 한 교사가 누워 있는 현식이 몸에다 블럭을 올려놓자, 현식이는 몸을 흔들어 떨어뜨린다. "와, 현식이가 부활했어요 짝짝짝." 교사들의 말과 박수소리에 함께 있던 아이들도 좋아한다. 그런 중에도 놀이에 참석하지 않은 아이들은 각자의 교실로 들어가 담임들의 보살핌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