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건대항쟁 기념식에서 민중의례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금준경
10월 31일 오후 4시 건국대학교 중강당에서 10.28 건대항쟁 2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10.28 건대항쟁 계승사업회>가 주최한 이 행사는 10.28 건대항쟁의 주역들과 건국대 민주동문회,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참가했다.
기념식은 사회자의 개회선언과 민중의례로 시작되었다. 1986년 10월 28일 건국대학교에서 '자주', '민주', '통일'의 기치로 반독재 반외세를 외치던 대학생들은 어느덧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만 6월 민주항쟁 이후에 태어나 2000년대 대학에 입학하여 촛불집회를 경험한 현재의 대학생들도 그곳에 있었다. 다른 시기를 살아간 각자의 세대가 건대항쟁을 계기로 만난 것이다.
현재 건국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석(10.28 건대항쟁계승사업회 회장)씨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김석 회장은 10.28 건대항쟁 당시 건국대학교 철학과 학생으로서 건대항쟁에 참가했었다.
"사건은 기억되지 않으면 묻히고 잊히는 법입니다. 노근리 학살사건은 전쟁 중의 한 사건으로 취급될 수 있었지만 기억하고 진실을 되찾으려는 노력 끝에 미국의 사과까지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노근리 학살에서 보이듯 역사는 뿌리내리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순한 과거의 회고가 아니라 과거를 통해 양분을 얻어 뿌리내리는 것입니다. 10.28 건대항쟁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국대학교 내 10.28 공원의 동상의 의미를 현재의 대학생들은 알지 못합니다. 잊혀가는 10.28 건대항쟁을 뿌리내리려는 정신이 필요합니다."차분한 어조로 김석 회장은 10.28사업의 재기를 바라며 기념사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