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자동차, 병원까지 찾아가 해고 통지서 전달"

60명 정리해고 통지... 노조 지회 "인권침해 저질러, 끝까지 투쟁"

등록 2009.11.28 15:57수정 2009.11.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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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만 있는 집에 찾아가 문을 열 것을 강요해서 아버지의 해고 통보서를 전달하고, 아무도 없는 집에는 대문 앞에 '해고 통지서'를 붙이고 사진을 찍는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으며, 심지어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져있는 병원까지 방문하여 해고 통지서를 전달했다."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림자동차지회(지회장 이경수)가 조합원들이 대림자동차 사측으로부터 정리해고 통지서를 받은 형태를 공개했다. 노조 지회에 따르면, 대림자동차 사측은 27일 노조 지회 간부와 파업 참가자 58명을 비롯한 60명한테 해고를 통지했다.

a  대림자동차는 27일 직원 6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사진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대림자동차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대림자동차는 27일 직원 6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사진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대림자동차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오토바이 등을 생산하는 대림차 사측은 한 달 전인 10월 30일 노동부 창원지청에 전체 직원 665명 가운데 293명(44%)가 잉여인력이라며 구조조정 계획을 신청했다. 이후 대림차 사측은 지난 15일까지 관리직․생산직 178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후 6명을 추가로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당초 대림차 사측이 계획했던 숫자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사측은 노조와 교섭을 통해 56명을 정리해고하고 10명을 무급휴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측은 30일 낮 12시까지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노동부에 구조조정 계획을 신청하면 30일부터는 정리해고할 수 있다.

노조 지회는 '정리해고 반대'를 요구하며 50일째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컨테이너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20일째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 지회는 "투쟁이 이어지면서 대림자본은 투쟁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당신은 정리해고 대상자'라며 퇴직을 강요하는 문자를 보내 왔다"고 밝혔다.

대림차 사측은 27일 오후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해고 통지서를 받은 직원은 총 60명인데, 이 중에는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노조 지회 간부와 조합원 58명이 포함되어 있다. 노조 지회는 "쟁의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회장을 비롯한 임원 3명 전원과 집행간부 6명 중 5명과 전현직 노조 상집간부 대부분에 대해 해고통보 했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사측이 해고 통보서를 보내면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노조 지회는 "대림자본은 27일 '등기우편'을 통해 투쟁하고 있는 58명의 조합원 등 60명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면서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노동부의 친절한 안내 때문인지 이날 오후부터 관리직을 중심으로 조합원 집을 일일이 방문해 '해고 통지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혼자 집을 지키던 여학생은 관리직 사원이 대문을 계속 흔들고 발로 차고 하는 과정에 놀라서 울며 아빠에게 전화를 하기도 하는 등 가정을 파괴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지회는 "고용보험을 통해 '해고를 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음에도 대림자본은 오로지 '정리해고'만을 추진해 왔고, 그 결과는 노동조합 핵심간부와 조합원을 해고하며, 노동조합을 깨겠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며 "대림자본의 이번 정리해고는 '노동조합 파괴 공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경영상 위기에 따른 정리해고가 아니라 노조파괴용 정리해고이며, 철회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대림자본의 노조파괴 공작에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다. 무책임한 경영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없이 사람 자르는 것으로, 노동조합 무력화와 파괴를 통해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대림자본에 맞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자동차 #전국금속노동조합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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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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