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노 대통령 묘소 참배 계획에 '발끈'

세종시 수정안 발표 뒤 예정...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 반대 여론 들끓어

등록 2010.01.07 21:39수정 2010.01.0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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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지금은 추가조성공사 중이다.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지금은 추가조성공사 중이다. ⓒ 윤성효


"절대 반대합니다. 위선의 가면을 쓰고 속으론 웃음을 흘릴 인간들. 분해서 못살겠습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오는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 대통령 공식홈페이지 '사람사는세상'은 이를 반대하는 여론으로 뜨겁다.

7일 홈페이지에는 많은 '회원추천글'과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회원은 "정운찬 총리가 봉하마을을 다녀가는 것을 언론을 통해 어떻게 이용해 먹을지 안 봐도 훤하다"며 "카메라 앵글은 마법과 같아서 어떤 각도로 어떻게 비추느냐에 따라 사실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세종시 원안대로 하고 온 다면 참배 환영한다, 국토 균형발전에 결코 도움 안 되는 세종시 수정 발표하고 온다고, 뻔뻔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계셨으면 화 날 일이라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의 묘역 참배를 1991년 6월 3일 외국어대 특강 때 벌어졌던 정원식 총리서리의 밀가루 투척사건과 비교해 설명하는 글도 있다. 한 회원은 "막말로 누구 약 올리는 거냐고 화를 낼지 모른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아느냐는 것이다. 벌어지면 어쩌느냐는 것이다"며 "만약에 총리 일행에게 일부 무례(?)한 사람들이 약간의 실수라도 한다면 이 무슨 낭패인가"라고 해놓았다.

'울빗대'라는 회원은 "그래 내가 만일 정운찬이라면 고개 들고 못갈 것 같다. 내가 만일 대한민국 총리라면 죽여서 싸늘한 땅에 묻어 놓은 대통령 묘소에 고개 들고는 못갈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예의가 없는 것인지, 상황 판단이 안 되는 것인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한 회원도 있다. '꾸로'라는 회원은 "총리 취임 이후 노짱(노무현 대통령)을 참배했다면, 이렇게 열 받지도 않는다"면서 "막아야한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헌데 '세종시 수정발표 후 첫 공식일정'으로 참배한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살내야 한다"고 한 회원은 "노짱님을 서거케 한 범죄자들을 처벌하지 않았고, 책임도 묻지 않으면서, 정치적 이유로 묘소 참배를 하겠다는 것은 위선이고 가식이며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배에 찬성하더라도 그 의도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도 보인다. 한 회원은 "쌩쑈가 아닌 진정 사죄할 마음으로 온다면 참배는 받아줘야 한다"며 "그의 진정성이 담보가 된다면 말이다"고 했다.

다른 한 회원은 "수많은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이 있다. 왜 오는지는  모르지만 와서 보고 가게 두어야 합니다. … 다만 얼음짱처럼 차가운 시선과 시퍼렇게  날선 비수 하나 가슴에 품고 묵묵히 지켜보자"고 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7일 브리핑을 통해 정 총리의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에 대해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노 대변인은 ""예의가 없는 것인지 정말로 상황 판단이 안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세종시 백지화 음모는 그런 방법으로 명분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필생의 업적인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인 행복도시에 회칠을 해놓고 그분의 묘소를 참배하겠다니,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며 "돌아가신 분을 정략적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묘역·생가 관리를 맡고 있는 (재)아름다운봉하 김경수 사무국장은 "정운찬 총리의 묘소 참배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종시 #정운찬 총리 #고 노무현 대통령 #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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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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