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허달림-2009 송년콘서트(2009.12.18 홍대입구 상상마당)
강허달림팬카페-안인철
- 1집 <기다림, 설레임> 발표(2008년) 후 꽤 지났다. 팬들이 2집을 많이 기다리는 것 같다."송년 콘서트를 계획할 때만 해도 3곡 정도는 꼭 발표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팬들에게 참 많이 죄송하다. 곡이 제대로 써지지 않아 한때 많이 초조했었다. 마음 같아선 오늘 당장이라도 2집을 내고 싶다. 그러나 노래가 어떤 계획에 의해 기계로 찍어내는 그런 상품도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또 나 혼자 모든 곡을 쓰고, 곡을 다 만들었어도 녹음 과정에서 일이 생기는 등 뜻대로 되지 않아 어려운 점도 사실 많다.
그러나 이젠 마음 편히 생각하려고 한다. 1년 혹은 2년 안에는 새 앨범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 등과 같은 세상 사람들의 기준이나 팬들의 기대에 맞춘다고 억지로 꾸역꾸역 내고 싶지는 않다. 이는 나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고 팬들에게도 그리 떳떳하지 않은 것 같다. 올해든 10년 후든 노래가 정말 제대로 될 때 내고 싶다."
- 2009 송년콘서트에서 발표한 2집 신곡 '꼭 안아 주세요'느낌이 참 좋다. 몇 년째 계속되는 경제 불황과 두 분 대통령 서거 등 안 좋은 일이 계속 겹치다 보니 요즘 사람들이 참 많이 지친감도 없잖아 있는데 마치 그런 사람들을 꼭 안아 위로해주자는 의도로 들렸다. 2집의 방향은 어떤가?"그렇게 들어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다. 1집을 내고 2집을 내기까지 텀이 좀 길어지고 있어 초조한 마음도 없잖아 있지만 반면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내가 해온 음악이나 삶을 돌아보거나 정리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1집과 팬들 덕분에 어렵고 힘든 터널을 잘 지나온 것 같다. 앞으로 어떤 터널이 내게 또 올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예전만큼 막막하기만 한 터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세상과 사람들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운동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노래로 좀 더 많이 참여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고. 1집이 온전히 내 이야기였다면 2집에는 내가 지향하는 세상 혹은 사람들에게 대한 어떤 시선을 좀 더 많이 적극적으로 담아볼 생각이다."
- 마니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공중파 방송 제의는? 대중매체에 대한 열망은?"몇몇 프로그램에 소개되거나 출연했지만 기획사를 끼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지 공중파에서 제의는 별로 없다. 와중에 소개된 경우는 대부분 기획사의 힘이 아니라 프로그램 진행자나 관계자가 우연히 들었는데 좋았고 때문에 섭외한 것이라 훨씬 값진 것 같다.
노래를 하는 사람이 '몇 천 명 몇 만 명 앞에 서면 좋겠다. 음반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처음에는 그쪽에 열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리 연연하지 않는다. 지금 나는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나 줄기를 키워 언젠가는 멋진 나무로 자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지금의 내게 팬 한 사람 한사람, 공연장에서 몇 백 명이 주는 느낌이나 밀착, 교감의 그 깊이가 강도 크게 전해지고 있다. 사실 이런 것은 몇 만의 관중 앞에 서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어떤 숫자로 감히 느낄 수 없는 값진 것이다. 지금의 내게 전해지는 이런 느낌들이 정말 소중하다. 때문에 이런 것들이 앞으로 좀 더 깊어지길 사실 많이 원한다. 내가 앞으로 음악을 계속 하는 힘이기도 할 것이니까."
- 송년 콘서트에서 "올해처럼 팬들의 소중함을 중요하게 생각한 적은 없다"고 했는데?"음악을 하는 순간부터 팬에 대한 인식은 항상 있었을 것인데 그동안 음악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다. 여전히 미흡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규 앨범을 낸 상태라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꼭 했다는 생각이라 팬들에게 그만큼 자신 있게 다가갈 수 있고, 그분들의 마음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가수인 나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이 아니라 한분 한분마다 자신의 삶을 다하면서 사람 자체로 내게 다가오고, 또 그분들끼리 내 노래를 매개로 많은 것들을 나누는 것이 참 좋다. 노래로 만났지만 그분들과 이런저런 모임에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공연에도 관심을 보여준다든지를 보며 '아 이게 팬이라는 거구나'를 자주 느낀다. 내 노래 덕분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낼 수 있었다며 지난 이야길 들려주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 그 분들의 이야기는 다시 내게로 메아리처럼 돌아와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되고 노래를 하는 에너지가 되는것 같다. 팬들이 주는 이런 것들을 2009년에 참 많이 얻었다. 2009 송년콘서트는 팬카페(달림사랑:http://cafe.daum.net/dalimkh) 회원들의 교감과 열정이 만든 무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고맙다는 마음 꼭 전하고 싶다.(헤어지기 직전에 거듭 부탁했다. 빠뜨리지 말고 꼭 써달라고)
▲강허달림-2009 송년콘서트(2009.12.18 홍대입구 상상마당)
강허달림팬카페-안인철
▲강허달림-2009 송년콘서트(2009.12.18 홍대입구 상상마당)
강허달림팬카페-안인철
'싱어송라이터', '신촌 블루스 마지막 보컬리스트' 등의 타이틀이 붙은 그녀와 좀 더 많은 이야길 나누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과 어떤 결혼을 하고 싶은가. 가족들 이야기와 가족처럼 지낸다는 패밀리에 대해서도, 노래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연신내란 곳으로 이사 온 이야기와 고민, 지난해 노래 외에 미쳐 살았던 책 등.
책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눈빛이 빛난다. 어느 날 우연히 이선희의 노래를 듣고 가수가 되리라 마음먹은 12살짜리 꼬마 생각이 그랬단다. 가수가 되려면 노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부분들을 최대한 많이 알아야 한다고. 그러자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그리하여 정말 많은 책을 읽었단다. 학급에 비치된 수십 권을 모두 읽을 만큼.
지금도 틈틈이 책을 즐겨 읽는다기에 최근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서명숙의 <놀멍 쉬멍 걸으멍-제주 걷기여행>(북하우스 출간, 2008년)을 선뜻 추천한다.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을 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책이란다. '놀멍 쉬멍 걸으멍'이란 표현부터 내용까지 모두 좋단다. "가사가 좋은 이유가 그거였군요"라고 말했더니 웃는다.
강허달림 프로필 대략&2009 송년콘서트 |
2009 송년콘서트(홍대입구 상상마당. 2009.12.18)는 2시간짜리 스탠딩공연이었다. 다음은 콘서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콘서트 소감이다.
"많은 공연에 갔지만 스탠딩은 처음이라 2시간을 꼬박 서서 어떻게 버틸까? 걱정되었다. 그런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2시간은커녕 30분도 채 버티지 못할거라는 걱정과 달리 2시간이 마치 20분처럼 얼떨결에 지나가고 말았다."-팬 A
"솔직히 콘서트의 주인공은 '강허달림'이란 가수라고만 생각했다. 당연히 난 공연을 보러간 사람에 불과하다고. 그러나 아니었다. 나는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며 어깨춤을 추거나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만큼 교감과 밀착감이 강한 콘서트였다."-팬 B
"강허달림의 노래는 때론 많이 불편하다. 내마음속 슬픔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팬C
-1997년 서울 재즈아카데미 1기 보컬전공 수료 후 밴드 '마고' 보컬을 시작으로 이태원 Just Blues에서 Blues Band 'Full Moon' 보컬(1998~2002). 신촌 'Blues' 보컬로 다수의 공연과 방송 활동(2003~2004)
-2005년 10월 싱글앨범 '독백' 발표 ,2006: - Soccer Rock 컴필레이션 음반 참여(4월), 강허달림 첫 정규 앨범 <기다림, 설레임> 발표, 네이버 이주의 앨범에 선정(2008.4) -제8회 여성영화제(2006) 아시아 여성 영화인의 밤' 초청 공연(4월)을 비롯하여 결식아동 돕기 '아름다운 공연'(2007) 등 주로 인권과 환경 관련 다양한 행사에서 노래를 불렀거나 다양한 공연을 함.
-방은진 '밤으로의 초대(2008)', 이종환 ' 마이웨이(2008), 김창완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2008)외 다수 방송 출연.
A강허달림에 대한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은 팬카페 달림사※:http://cafe.daum.net/dalimkh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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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에 살고 있단다. 연신내로 이사 온 이유가 진관사 가는 길의 편안함과 풍경 때문이었는데 은평뉴타운이 조성된 후 그 길이 없어져 너무 답답해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이 많단다. 나 역시 뉴타운이 생긴 후 예전 같으면 10분 걸렸을 길을 지루하고 지겹게 오가는지라 "인간의 행복은 눈에 보이는 발전과 개발이 능사가 아니야"라며 맞장구를 쳤다.
몇 년 동안 계속되는 경제 불황은 사람을 참 많이 지치게 하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아내인지라 거대 자본과 최저가를 외치는 인터넷 쇼핑몰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고자 최근 몇 년 동안 전전긍긍하며 정신없이 살아낸 것 같다. 그래도 언제나 제자리라 지칠 때가 많았다. 와중에 알게 된 강허달림의 노래는 지난 가을부터 나를 참 많이 위로하고 있다.
내게로 와 위안이 되는 그녀의 노래, 그 힘은? 그 이유를 인터뷰를 하며 알게 되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한 고생은 당연하다는 적극적이고 용감한 세상살이, 가치 있는 일이라면 대가와 상관없이 적극 동참하려는 세상에 대한 애정, 우선 쉽고 달콤한 것을 쫒기보다는 제대로 된 나무로 자라기 위해선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 이런 것들이 노래 속에 스며 발효되어 있기 때문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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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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