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막과 해우소움막은 법정 스님이 이곳에 주석하는 동안 목욕을 했던 곳이다.
김종길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김수환 추기경이 <무소유>를 읽고 남긴 말이다. 스님은 떠났어도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불일암(佛日庵)은 조계산 송광사에서 산길을 따라 얼마간 가면 있다. 암자가 처음 들어선 것은 고려시대 때였다고 하나 오늘날의 암자 모습을 갖춘 것은 순전히 법정 스님의 땀의 결과이다. 평소 무소유를 실천하신 법정 스님이 머물던 암자에는 최소한의 것들밖에 없다. 법당 하나, 우물 둘, 몸을 씻는 움막 하나, 선방인 하사당, 장작더미, 지게 하나, 법정 스님이 손수 만든 의자 하나, 해우소 하나, 바람 한 자락이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