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꾼이 부부 임신 소식을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하러 왔다는 부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이태향
'꿈꾼이'들의 활동은 일상적이다. 노인정에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가벼운 체조를 하고, 명상을 하거나 뜸을 뜬다. 매월 마지막 주에는 밑반찬을 만들어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에 가져다 드린다. 연간 큰 행사는 어르신 나들이를 준비하는 것과 작은 텃밭 일구는 일을 돕는 것이다. 노인정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매주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손자 손녀 같은 녀석들이 와서 손을 맞잡고 수다를 떨고, 안마를 해주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평화를 느끼는 것이다. 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이렇게 소박하지만 따뜻한 공동체였다.
"손 내밀어 손 붙잡아 주고 싶습니다" 9년째 자원 활동을 하고 있는 윤홍용 꿈꾼이. 그는 자원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했다. 노인정에 가서 그가 하는 일은 출석을 부르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80명 정도의 어르신이 두 곳 노인정에 등록되어 있지만 매주의 출석 인원은 반에 미치지 못한다. 자주 아프고 거동하기 힘든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석하지 않은 분들의 안부를 기억하고 챙기는 것이 그의 몫이다. 활동 초기에는 알고 지낸 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그것 또한 자연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윤홍용 꿈꾼이의 목소리는 우렁차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은 그가 들어서면 활기차지고 그와 손 맞잡고 사랑한다고 외친다. "할머니, 나한테 푹 빠지셨어"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화답하면 노인정이 행복한 웃음바다가 된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자원 활동에 대해 '나를 살려서 움직이면 이웃도 살아나 행동하게 하는 힘'이라고 소신을 정리한 적이 있다. 그가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외치는 구호는 사뭇 기도(祈禱) 같다.
"나는 매일 하루씩 젊어진다! 나는 매일 한 번 더 칭찬한다! 나는 항상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