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가 지난 1월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뒤 첫 일정으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심상정 전 대표와 유시민 전 장관은 도지사 출마선언 뒤 모두 도교육청을 방문하며 공식적인 경기도 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유 전 장관은 지난 16일 도교육청에서 김 교육감을 만나 "김상곤 교육감님과 함께 머리 맞대고 아이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영광이겠다"고 말했다.
또 김진표·이종걸 민주당 예비후보들 역시 지난 12일 경기도 평택 갈곶초등학교에서 김 교육감과 함께 급식 도우미로 나서는 등 '김상곤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이렇게 야당 후보군들이 '구애'를 펼칠 정도로 김 교육감은 취임 1년도 안 돼 몸값이 올랐다.
김 지사는 이런 상황을 예견했던 것일까? 그리고 서울대 1년 선배이자, 자신을 운동권 서클로 이끈 과거 '동지 김상곤'이 자신의 지위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먼저 느꼈던 것일까?
사실 김 지사는 '선배 김상곤'이 취임하기 이전부터 비판적이었다. 김 지사는 작년 5월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국제고 설립에 우호적이지 않은 김 교육감 당선자에 대해 "몰라서 하는 얘기지, 알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며 "김 당선자는 대학 1년 선배인데, 아직 그때 입장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김 지사는 김 교육감이 취임 후 추진한 무상급식에 대해 "북한식 사회주의 논리", "학교가 무료급식소인가", "포퓰리즘 정책" 등의 표현을 하며 반대했다. 이에 화답하듯, 경기도의회는 18일 도교육청이 제출한 올 2학기 초등학생 5~6학년 무상급식 확대예산 204억 7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번이 세 번째 삭감이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가 선두에서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나서는데, 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협조를 하겠느냐"며 김 지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또 김 지사는 경기도청 내에 교육국 설치를 강행해 "교육 자치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김 교육감도 그냥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김 지사를 겨냥해 "아직도 김 지사는 냉전적이고, 전근대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며 "뭔가를 비판하고 평가할 때는 좀 더 숙고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도청의 교육국 설치에 맞서 "교육자치 훼손"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에 '조례무효를 위한 기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무상급식과 교육국 설치 문제로 1, 2차 대결을 치른 김문수-김상곤. 경기도의 두 수장은 최근 학교용지부담금 문제로 3차 '전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번엔, 김 교육감 쪽에서 먼저 공세적으로 나왔다.
도교육청은 "경기도가 지금까지 내지 않은 학교용지부담금 규모가 1조2810억 원에 이르고, 이 때문에 학교 추가 설립에 문제가 생겼다"며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부담금을 조속히 상환해 달라"고 경기도를 압박하고 있다. 김 교육감도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가 단순히 (재정) 사정 때문에 상환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반응"이라고 김 지사를 공격했다.
'김상곤 효과' 차단해야 유리한 김문수 경기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