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은 3월 23일자 <조선일보> 광고에서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외국에 비해 높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제약업계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 제약 협회 한 관계자는 "전의총이 23일 게재한 <조선일보> 광고의 통계 자료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면서 "외국의 경우 오리지널 약과 복제 약의 시장 점유율 가중 자료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자료는 시장 점유율 자료가 아니"라고 통계 비교가 잘못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오리지널 약값의 가격 자체가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오리지널 약값의 경우 미국의 오리지널 약값의 30%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즉, 미국에서 한 알에 1000원을 받는 오리지널 약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300원에 팔리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복제 약값이 미국보다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소리입니다.
두 단체의 주장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유보적입니다.
백영하 보건복지가족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우리나라 복제 약값 수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작년 7월부터 운영 중인 약가(藥價)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4월 말 나오게 되면 복제 약값에 대한 객관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약값, 낮출 수 있는 방법 또 있다만약 4월 말 발표 예정인 약가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제약 업계에 불리하게 나와 약값이 떨어진다 해도 약값이 정말로 "반값"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환자들이 약국에서 약값을 계산할 때 순수하게 "약의 가격"만 지불하고 약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이크로짓(성분명 : hydrochlorothiazide)'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혈압약 중에 가장 고전적인 약 중 하나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 중 하나입니다. '다이크로짓' 한 알의 보험 약값은 10원. 그러나 병원에서 환자들이 30일치 처방전을 받은 뒤 약국에 지불해야 하는 순수 약값은 1200원입니다. 한 달 보험약값은 300원이지만, 환자들은 12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노환규 전의총 대표는 이와 같은 모순된 현상이 약사들이 받는 과도한 조제료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이크로짓' 30일치를 처방 받을 때 약국의 조제료는 9380원인데, 이 금액은 보험공단에서 지불합니다.
노 대표는 "약값을 반값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받는 조제료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는 경우, 약국은 약국 관리료(방문당)와 조제 기본료(방문당), 복약 지도료(방문당), 조제료, 의약품 관리료 등 다섯 가지 항목의 조제수가를 받는다"면서 "일본의 경우 1개월치 혈압약을 받더라도 우리나라와 같이 30일치 조제료를 받지 않고, 처방일수에 따라 산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있는 나라 중 5가지 항목에 대한 조제 수가가 책정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데, 약국 관리료와 의약품 관리료, 조제료와 조제 기본료의 경우 차이가 모호합니다. 또 조제료와 의약품 관리료를 91일까지 처방일수에 따라 산정하는 것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과도한 비용을 약국에 지불하는 것이란 게 일각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김마리아 대한약사회 약정팀 차장은 "일본과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체계와 수가체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과 단순비교를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어 김 차장은 "병원과 의원 등의 의료기관에서도 입원일수에 따라 행위료를 받는다"며 조제료와 의약품 관리료 등은 정부에서 고시한 정책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따르고 있기 때문에 91일까지 처방일수에 따라 산정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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