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신비로울 정도로 푸른 바다
박훈일
그 바다를 주제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번 소개해드린 제주도 김영갑 갤러리 후문의 맞은편 '곳간 쉼'에서 사진작가 박훈일의 작품들이 선보이는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 김영갑 선생과 처음 알게 된 이후 그를 삼촌이라 부르며 유일한 제자가 되었다는 박훈일 작가. 그의 사진 속에 담긴 제주도의 바다는 강렬함과 함께 고요한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제주 사람들에게 바다는 희망이고 꿈입니다. 나를 알기 위해 찾는 곳이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며 마음을 비우는 곳이고,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는 곳이에요." 김영갑 선생이 루게릭병으로 고통 받다가 2005년 5월 세상을 떠난 후, 박훈일 작가는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피를 나눈 삼촌 이상으로 다정다감했고, 때로는 엄한 스승이었던 그의 부재를 인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런 생각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고, 멍하니 바닷가 바위 위에서 여섯 달을 보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