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유성호
우파 정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주최한 '천안함 사태관련 긴급 강연회'가 열린 용산 전쟁기념관 3층 웨딩홀 앞. 강연 시작 전부터 강연장은 물론이고 강연장 밖 복도까지 보수 세력 지지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주최 측은 미리부터 강연장 내부에 300여 명의 좌석을 비롯해 복도에도 200여 석의 의자를 마련했지만 강연이 시작될 즈음인 오후 2시에는 남아있는 의자가 없었다.
이날 강연장을 찾은 참석자 대부분은 노인들로 주최 측은 이들을 배려한 듯 "강단 앞 계단까지 올라와 앉아도 좋다"고 말했다. 이에 주춤하던 참석자들이 강단 앞 계단까지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앉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미쳐 자리를 잡지 못한 참석자들은 강연장 가장자리에 서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강연장은 그야말로 보수 세력의 집결지였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를 비롯한 김동길, 이동복, 한철용, 김성욱, 신혜식, 고성달 7명의 강사가 강단에 오를 때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참석자들은 강연도중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며 "좌파세력을 척결하자"는 김성욱씨의 말에 환호성을 보내는가 하면 "옳소"를 외치기도 했다.
충남‧당진에서 올라온 국민행동본부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참석자는 "강연이 아주 유익했다"며 "가정주부이지만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런 정부가 어디 있느냐"고 질타했다.
하지만 강연이 길어지자 일부 참석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자세한 군사적 정보를 교육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며 "국가 안보에 대한 강의를 듣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강연이 끝난 시간은 오후 5시 30분. 강연의 마지막은 국민행동본부 주최 측의 "대한민국, 국군, 김정일 정권 타도하자"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 오랜 시간이 경과한 탓일까. 참석자 대부분은 처음과는 달리 다소 지친모습으로 강연장을 빠져 나갔다.
한편, 이날 강연장 밖은 6.2지방선거 선거현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특별시 교육감 예비후보인 이상진씨(현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 소속)는 강연장을 나서는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명함을 건넸다. 강연회에 참석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도 참석자들에게 한나라당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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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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