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이명박은 더 이상 우리 편이 아니다"

'천안함 긴급 강연회' 보수 세력 500여 명 집결... 나경원 의원도 참석

등록 2010.04.08 20:25수정 2010.04.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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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유성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8일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며 침몰 사고의 북한 개입설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비난을 쏟아 부었다.

조갑제 전 편집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안보에 있어서도 중도 노선을 택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를 대변하는 정당, 정권이 아니다"며 "우리의 대변자가 있다고 믿는 것은 썩은 새끼줄을 잡고 인수봉을 오르는 것과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전 편집장은 이어 "북한 어뢰에 의한 격침 가능성이 90%"라며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면서 '만발의 대책을 취하겠다' 보고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천안함이 점프를 해서 암초와 키스를 한 거냐?"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참석자들이 '김정일 북한 정권 타도'를 외치며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참석자들이 '김정일 북한 정권 타도'를 외치며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유성호

그는 정부가 사건 조사에 민간인을 조사위원장으로 세우고, 외국 사람과 공동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북한 전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일부러 진상규명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언론을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그는 "KBS와 MBC는 언론기관으로서 침몰되었다"며 "금속 피로, 암초 충돌 등 초등학생 수준의 소설을 쓰는 선동기관일 뿐 언론기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KBS가 암초 충돌설을 물고 늘어지는데 정작 암초는 사고 현장에서 800m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한다"며 "천안함이 점프를 해서 암초와 키스를 한 거냐"고 반문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유성호
이날 강연자로 참석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도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이 한 짓일까 봐 두려워하지 말고 '네 놈이 한 짓이지, 가만둘 줄 알아?' 이런 자세로 가야 한다"며 "싸우길 결심하고 목숨을 걸고 나서 통일로 가는 좋은 기회를 잡자"고 선동했다.


김 교수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가 애매하다"며 "비겁한 행동을 계속 보이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동복 전 국회의원은 "우리는 이스라엘을 닮아야 한다"며 "그들은 도발을 가해오면 여러 배로 반드시 응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엉뚱한 짓을 해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됨을 체득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소행을 반드시 밝혀내 북한 잠수정 기지를 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까지 못 간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철수해 지금 존재하는 남북 관계를 모두 백지화시켜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갖고 마무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잔뜩 치켜세워진 나경원 "제가 서울시장 경선에 나온 거 아시죠?"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 참석해 천안함 침몰 실종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 참석해 천안함 침몰 실종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유성호

오늘 강연회에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도 참석했다. 강의를 주최한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한나라당에도 이런 국회의원이 계신가 싶어서 여러분께 소개 하겠다"며 "대정부질문에서 제주 해협을 지나는 북한 배를 봉쇄하고, 휴전선상 대북선전 방송 재개하라는 말을 남자도 아닌 여자가 했다"고 나 의원을 치켜세웠다.

이에 나 의원은 "어제(7일) 대정부 질문에서 한주호 준위를 교과서에 수록하자고 말했고, 독도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라고 주문했다"며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은 나 의원은 발언 말미에 "제가 서울시장 경선에 나온 거 아시죠?"라며 "여론조사 전화 오면 제대로 답변해주고 국민투표 선거인단으로 한나라당 와서 투표 하시겠냐 물으면 오셔서 투표 해달라"고 당부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열린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강연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유성호

우파 정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주최한 '천안함 사태관련 긴급 강연회'가 열린 용산 전쟁기념관 3층 웨딩홀 앞. 강연 시작 전부터 강연장은 물론이고 강연장 밖 복도까지 보수 세력 지지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주최 측은 미리부터 강연장 내부에 300여 명의 좌석을 비롯해 복도에도 200여 석의 의자를 마련했지만 강연이 시작될 즈음인 오후 2시에는 남아있는 의자가 없었다.

이날 강연장을 찾은 참석자 대부분은 노인들로 주최 측은 이들을 배려한 듯 "강단 앞 계단까지 올라와 앉아도 좋다"고 말했다. 이에 주춤하던 참석자들이 강단 앞 계단까지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앉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미쳐 자리를 잡지 못한 참석자들은 강연장 가장자리에 서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강연장은 그야말로 보수 세력의 집결지였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를 비롯한 김동길, 이동복, 한철용, 김성욱, 신혜식, 고성달 7명의 강사가 강단에 오를 때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참석자들은 강연도중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며 "좌파세력을 척결하자"는 김성욱씨의 말에 환호성을 보내는가 하면 "옳소"를 외치기도 했다.

충남‧당진에서 올라온 국민행동본부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참석자는 "강연이 아주 유익했다"며 "가정주부이지만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런 정부가 어디 있느냐"고 질타했다.

하지만 강연이 길어지자 일부 참석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자세한 군사적 정보를 교육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며 "국가 안보에 대한 강의를 듣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강연이 끝난 시간은 오후 5시 30분. 강연의 마지막은 국민행동본부 주최 측의 "대한민국, 국군, 김정일 정권 타도하자"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 오랜 시간이 경과한 탓일까. 참석자 대부분은 처음과는 달리 다소 지친모습으로 강연장을 빠져 나갔다. 

한편, 이날 강연장 밖은 6.2지방선거 선거현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특별시 교육감 예비후보인 이상진씨(현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 소속)는 강연장을 나서는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명함을 건넸다. 강연회에 참석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도 참석자들에게 한나라당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천안함 #조갑제 #국민행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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