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인지문동대문
김수종
그리고 그 옆이 우리가 흔히 동대문이라고 부르는 보물 1호 '흥인지문(興仁之門)'이다. 현재의 동대문은 대부분 고종임금 시절에 개축을 한 것이라 역사적으로 오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대문이 불탄 상태에서 만나는 동대문의 가치는 왠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흥인지문은 정면 5칸, 측면 2칸, 중층의 우진각 지붕을 갖추고 있다. 1396년(태조 5)에 건립되고 1453년(단종 1)에 중수되었으며, 1869년(고종 6)에 개축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화강암의 무사석으로 홍예문(무지개문)을 축조하고 그 위에 중층의 문루를 세웠으며 문 밖으로는 다른 대문에는 찾아 볼 수 없는 고구려 방식의 반달 모양 옹성(壅城)을 가지고 있다. 문루의 아래층은 주위 4면을 모두 개방하였으나 위층은 기둥 사이를 모두 창문과 같이 네모나게 구획하여 각각 한 짝 열개의 판문(板門)을 달았다.
내부는 중앙에 고주(高柱)를 일렬로 배치하였으며 위 아래층의 대량(大樑)들은 모두 이 고주에서 양분되어 여기에 맞끼워져 연결되는 맞보로 되었다. 위층에는 마루를 깔았고 아래층에는 가운데 칸에만 마루를 깔았는데 이는 그 아래에 위치한 홍예문의 윗부분을 가리는 구실을 한다.
위층 천장은 이 문루가 다포집 계통에 속하는 건축이면서도 성문이라는 특수한 건물이기 때문에 지붕 가구재(架構材)를 전부 노출한 연등천장으로 되어 있다. 공포(栱包)는 아래층이 내삼출목(內三出目) 외이출목(外二出目)이고 위층은 내외삼출목(內外三出目)인데 소 혓바닥 형태는 매우 섬약하고 번잡하게 장식된 부분이 많으며 조선 후기의 쇠퇴된 수법이 곳곳에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