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대책위 텐트 바로 아래에 있는 쓰러진 나무 커다란 나무가 꺾여 쓰러졌다. 뿌리가 드러나고 굵은 가지가 부러진 나무가 말한다.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고
소녀
성미산대책위, 성미산훼손을 저지하기 위한 천막을 치다
성미산대책위는 성미산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 건설사 직원과의 몸싸움을 벌이며 훼손되지 않은 성미산의 끝자락에 천막을 쳤다. 이 땅은 분명 홍익학원의 사유지다. 하지만 성미산대책위는 성미산을 단순히 한 개인의 사유지가 아니라 성미산 마을주민과 마포구민, 크게는 서울시민이 공공으로 가꾸고 누려야 하는 산이며 많은 생명을 품은 자연숲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성미산 나무를 죽이는 것은 시민의 공공자원을 훼손하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고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산비탈에 텐트를 치고 24시간 이곳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아직도 햇살이 뜨거운 오후 4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성미산 지키기 텐트에 한 할머니가 오셔서 만 원을 건네주셨다. 2003년 서울시가 성미산에 배수지를 지으려는 계획을 막아냈을 때에도 마음을 함께 하셨다는 할머니는 7년이 지난 지금 관절이 많이 나빠지셨지만, 아직도 새벽마다 성미산을 쉬엄쉬엄 오르신다고 한다. 할머니는 땡볕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물이라도 사주고 싶지만, 허리가 좋지 않아서 들고 올 수가 없었다면서 미안한 마음에 만 원을 내미신 것이다. 또 다른 두 분의 할아버지들도 산책 나오셨다가 훼손된 산을 보고 놀라 천막을 찾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