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에 들어온 포크레인5월28일 오전 성미산 홍익초중고 이전부지에 포크레인이 들어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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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성미산에 나들이를 나왔던 인근 도토리방과후 어린이집 아이들은 "아저씨들 성미산을 부수지 마세요!"라고 칭얼거리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혔다. 4~5학년 학생들은 "성미산을 지켜내자"라는 구호를 노래처럼 흥얼거리고 산을 오르내렸고, 성미산으로 생태수업을 나왔던 성미산학교 중학생들도 안타까워하며 포클레인을 바라봤다.
홍대 측 관계자들에게 지금 무엇을 하시는 것이냐고 묻자 "그냥 쓰레기 등 지저분한 것을 치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그럼 쓰레기만 깨끗하게 치우고 내려가시면 좋겠어요"라고 소리쳤다.
성미산생태보전과 생태공원화를 위한 주민대책위(이하 성미산대책위)에서는 긴급하게 서울시교육청과 마포구청 등에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고발하고 적법 여부를 확인했으나 사실상 건축에 대한 허가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그러나 성미산대책위는 홍익초중고 이전 허가가 나기까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적절한 여러 가지 행태들이 계속 이어졌다면서 "'억지춘향식의 합법'을 빌미로 멀쩡한 산을 훼손하는 것이 '별일이 아닌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냐"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6월 1일에는 서울시교육청과 홍익학원 성서초등학교 등 관계자 간담회가 열린다. 이 간담회는 홍익학원의 건축설계가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권을 위협한다는 성서초 비상대책위 요구 이후 서울교육청이 제안한 것이다. 양측이 간담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하고 적절한 합의결과를 도출하려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서울시 교육청이 간담회를 제안해 놓은 상태에서 결과를 기다리지도 않은 채 학교설립 허가부터 내준 것이다.
성미산대책위 비상행동 이어져
성미산의 3분의 1일이 9미터나 깎여나가는 그런 공사가 드디어 목전에 와있는 상황에서 성미산지키기 대책위와 성서초등학교 학부모, 인근 주민들은 힘을 모아 성미산을 지키기 위한 비상행동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8시 30분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매일 저녁 8시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촛불문화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