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불끈 솟는... 여름철 보양식 갯장어

영양분이 풍부한 보양음식 갯장어철

등록 2010.07.12 08:50수정 2010.07.12 08:5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청정바다 섬에서 먹는 갯장어요리가 인기절정이다.

청정바다 섬에서 먹는 갯장어요리가 인기절정이다. ⓒ 조찬현


여름철 보양식으로 갯장어 요리가 인기절정이다. 영양분이 풍부한 보양음식 갯장어가 제철을 만난 것이다. 청정바다 섬에서 먹는 갯장어 요리는 일품이다. 여름철에 갯장어는 그저 보기만 해도 온몸에 힘이 불끈 솟을 정도다. 갯장어의 참맛을 보기 위해 갯장어 요리로 유명한 여수의 아름다운 섬 경도(鏡島)를 오가는 철부선에 몸을 실었다.


경도는 여수항 바로 건너편에 있다. 경도 나루터에서 철부선(월호)을 타면 된다. 도선 요금은 왕복 1500원이다. 여객선이 뱃머리를 돌려 출발하는가 했는데 어느새 외동마을 선착장이다. 하지만 잠깐(3~4분)의 뱃길이 결코 만만치가 않다. 저 멀리 펼쳐지는 짙푸른 수평선과 그림처럼 멋지게 다가오는 돌산대교의 풍경에 어느새 매료되고 만다.

푹 끓인 육수에 살짝 익혀 먹는 갯장어데침회

a  육수에 넣자 갯장어가 하얀 한 떨기 꽃으로 피어오른다.

육수에 넣자 갯장어가 하얀 한 떨기 꽃으로 피어오른다. ⓒ 조찬현


a  요즘은 갯장어 데침회를 더 즐겨먹는다.

요즘은 갯장어 데침회를 더 즐겨먹는다. ⓒ 조찬현


갯장어는 <동의보감>에는 '해만', <자산어보>에는 '견아려'라고 기록되어 있다. 무엇이든 잘 무는 습성 때문에 일본에서는 하모(Hamo)라 부른다. 생김새는 붕장어와 비슷하며 부드럽고 잔가시가 없는 붕장어에 비해 갯장어는 잔가시가 많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갯장어를 참장어, 경남지방에서는 바닷장어, 뱀장어로 부른다.

주낙으로 잡는 갯장어는 5월부터 11월에 많이 잡힌다. 500미터의 긴 주낙을 5미터 간격으로 낚시 바늘을 100개씩 매달아 바다낚시를 한다. 야행성인 갯장어 낚시는 전어를 미끼로 쓰며 낮에 주낙을 던져 놓고 하루 이틀 지나서 걷어 올린다. 어부들은 대부분 부부가 함께 조업을 한다.

갯장어의 맛은 역시 회다. 살에 촘촘히 칼집을 넣어 잔가시를 잘게 썰어 된장이나 겨자소스 등과 함께 먹으면 풍미가 살아난다. 살이 단단한 갯장어회는 오래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난다.


요즘은 갯장어 데침회를 더 즐겨먹는다. 오늘 소개할 메뉴 역시 갯장어데침회다. 일반적으로 '하모유비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갯장어 대가리와 뼈, 다시마, 가다랑어포 등으로 육수를 냈으나 지금에 몸에 좋다는 녹각, 인삼, 대추 등의 다양한 식재료가 늘어났다. 이러한 식재료를 넣어 푹 끓인 육수에 갯장어를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다.

갯장어, 먹장어, 붕장어, 미식가 입맛 사로잡는 자연산 바다장어


a  갯장어데침회 한상(3인분)에 5만원이다.

갯장어데침회 한상(3인분)에 5만원이다. ⓒ 조찬현


자연산인 바다장어는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주당들에게 꼼장어로 더 잘 알려진 먹장어, 여름철이면 주가를 올리는 갯장어(하모), 영양이 다른 장어에 비해 높으나 사계절 잡혀 갯장어보다 한수 아래로 취급받는 붕장어(아나고)등이 모두 다 바다장어다.

경도 외동마을 선창가에는 갯장어요리를 하는 횟집들이 늘어서있다. 고샅을 조금 오르니 당산횟집이다. 길목에 자귀나무 꽃이 참 예쁘게 피었다. 멀리 돌산대교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을 서서 바다를 바라보다 자리를 잡았다.

a  해삼과 멍게가 싱싱해 보인다.

해삼과 멍게가 싱싱해 보인다. ⓒ 조찬현


갯장어데침회 한상(3인분)에 5만 원이다. 해삼과 멍게가 싱싱해 보인다. 제일 먼저 젓가락이 향한다. 군더더기 없이 실속 있게 차려낸 상차림이 돋보인다. 가볍게 맥주 한 잔으로 입가심을 했다. 상기된 기분과 싱싱한 횟감에 누구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서로가 술을 청한 것이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 술 한 잔이 빠질 수 없다. 연이어 술잔이 오간다.

세상사 시름 내려놓고 술잔에 해찰 부려도 재촉하는 이 없어

촘촘하게 칼집을 넣어 잘 손질된 갯장어를 육수에 서너 차례 저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갯장어가 하얀 한 떨기 꽃으로 피어오른다. 부추와 팽이버섯도 함께 넣었다. 깻잎을 뒤집어 한 장, 상추 잎도 한 장, 이렇게 한 쌈을 하니 그저 말문이 막힌다. 혀끝에 부드럽게 감기는 갯장어의 맛은 이루 말로 형언할 길이 없다.

간장 소스에 찍어먹는 맛은 감미롭다.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에 빠져든 적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온몸에 스며드는 이 행복한 느낌이 단지 이 음식 때문이란 말인가. 쌀을 미리 불려놓았다 즉석에서 육수에 쑤어낸 어죽 또한 입에서 살살 녹아든다. 나중에 선보인 스페셜메뉴 흑삼의 맛 또한 오래도록 기억될듯하다.

a  스페셜메뉴 흑삼의 맛 또한 오래도록 기억될듯하다.

스페셜메뉴 흑삼의 맛 또한 오래도록 기억될듯하다. ⓒ 조찬현


a  즉석에서 육수에 쑤어낸 어죽 또한 입에서 살살 녹아든다.

즉석에서 육수에 쑤어낸 어죽 또한 입에서 살살 녹아든다. ⓒ 조찬현


해삼은 색깔에 따라 청삼, 홍삼, 흑삼으로 구분된다. 해삼이 섭취하는 먹이에 따라 이들 색깔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흑삼이나 청삼은 갯벌속의 유기물을 섭취하며, 홍삼은 해조류와 홍조류가 먹이다. 

때로는 푸른 바다와, 때로는 마주앉은 이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누다보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다. 하지만 이곳 섬에서는 서두를 이유도 없다. 세상사 시름 잠시 내려놓고 오랫동안 해찰을 부리며 술잔을 기울여도 재촉하는 이 없다. 밤 12시까지 여수를 잇는 도선이 오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갯장어 #여수 경도 #갯장어데침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