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오죽하면 눈물 보였겠나, 지켜보겠다"

사찰설 간접 시인? '검찰 수사 미진하면 적극 대응' 시사

등록 2010.07.26 11:25수정 2010.07.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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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정보기관의 사찰설에 대해 함구해왔던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6일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보도에서는 내가 '할 말이 없다'고 한 것으로 나왔는데, 사실은 말을 아끼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당 정태근 의원과 자신에 대한 사찰설이 제기된 이후 이에 대한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그동안 많은 분들이 취재요청을 해왔지만, (내가) 며칠 동안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이날 회의에서 이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로 나선 정두언 의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목우회' 논란에 대해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로 나선 정두언 의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목우회' 논란에 대해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로 나선 정두언 의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목우회' 논란에 대해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그는 "창피한 이야기지만, 오죽하면 전에 눈물까지 보였겠느냐"며 "단지 말을 아끼고 있을 뿐이지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이 말한 '눈물'은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 도중 "내가 얼마나 어렵고 힘들고 외로웠는지 아느냐"며 서럽게 울었던 일이다.

 

당시는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이 터지고,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중심으로 한 '영포라인'의 인사개입설이 불거졌던 때였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과 함께 당 대표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이성헌 의원이 정 의원과 가까운 김유환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이 관련 정보를 야당에 넘겼다고 주장하면서 박영준-정두언 간의 권력투쟁설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일을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자신에 대한 사찰설에 침묵하고 있던 정 최고위원이 이날 자신의 '눈물'까지 언급하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고 한 것은, 제기된 사찰설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자신이 사찰로 인해 겪었던 고초가 매우 강도 높은 것이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에 대한 사찰 실태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본인이 진상을 밝히고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2010.07.26 11:25ⓒ 2010 OhmyNews
#정두언 #박영준 #사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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