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바다'에 억지성적표 잽싸게 던져라

중국독서운동가 류솨이쥔 <청소년 독서학습법> 나와

등록 2010.08.09 19:07수정 2010.08.0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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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청소년독서학습법 중국 독서운동가이자 독서교육가 류솨이쥔이 지은 <청소년 학습법>(옮긴이 김경숙)이 나왔다

청소년독서학습법 중국 독서운동가이자 독서교육가 류솨이쥔이 지은 <청소년 학습법>(옮긴이 김경숙)이 나왔다 ⓒ 이종찬


"선생님, 한 사람이 동시에 50가지 과학을 연구할 수 있습니까? 우리 교수님들은 단지 한 분야에만 전념하시는데 말입니다."
"이보게,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교수들이 눈가리개를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세계를 알고 더 나아가 세계를 바꾸려 한다면 단지 한 군데 초원의 꽃만 감상해서는 안 된다네."
- 마르크스의 '다양한 책을 많이 읽는 학습법' 몇 토막

<자본론>으로 이름 높은 독일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 철학자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년~1883년)가 대영박물관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도서관 서기와 나눈 말이다. 마르크스는 이 때 세계를 알고 바꾸려면 수많은 책을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격언은 '인류와 관련된 모든 것은 반드시 알 필요가 있다'고 서기에게 귀띔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쓸 때 1500종이 넘는 책에 자신이 느낀 생각을 적었고, 필요한 글은 따로 옮겨 적었다. 그는 1849년 런던으로 옮긴 뒤 25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영박물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오죽했으면 그가 앉았던 열람실 D열 2번 자리가 닳아 작은 구멍이 생기고 발자국까지 또렷하게 남았다고 할까.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어떻게 '책의 바다'에 공부란 그물을 잽싸게 던지는 것이 좋을까. 중국 독서운동가 류솨이쥔은 "마음과 눈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책을 건성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 청소년들은 학업에 대한 부담이 무거워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라며, 하지만 "여러 위인들은 청소년일 때 모두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못 박았다.

'책의 바다'에 그물을 던져야 책을 건질 수 있다

"책읽기는 흥미에서 비롯됩니다. 흥미란 일종의 취미이며 무엇인가에 빠지게 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 느낌으로 특정한 물건이나 행동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지요. 흥미라는 것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후천적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됩니다. 만약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청소년이라면 그는 적극적인 태도로 각종 지식을 흡수할 것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흥미가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되니까요."-'독서에 대한 흥미를 길러라' 몇 토막

중국 독서운동가이자 독서교육가 류솨이쥔이 지은 <청소년 학습법>(옮긴이 김경숙)이 나왔다. 이 책은 학교공부와 과외수업에 쫓겨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고, 글을 잘 쓸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즉, 책읽기를 디딤돌로 삼아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게 하고, 나아가 글쓰기를 통해 제 삶을 성공으로 이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파트에 60여 꼭지가 텅 빈 노트를 까만 글씨로 수놓는 샤프심처럼 빼곡히 들어 있다. '열정을 품어라-책의 바다에 빠지는 법', '습관에 빠져라-효율적인 독서학습법', '실천하라-글쓰기 실력 높이는 법'이 그것. 특히 눈에 띠는 것은 글 한 꼭지가 마무리될 때마다 힌트처럼 따라붙는 '쉬어가기'와 이 책에 실려 있는 글을 인용해 써보는 연습용 시, 에세이, 소설, 동화, 논술(기사)이다.
 
류솨이쥔은 이 책 곳곳에서 "흥미와 열정은 청소년 스스로가 공부를 하게 만들며, 내재된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며 "청소년들이 교과서 외 다른 책에 대한 흥미를 개발시키고, 독서를 좋아하게 만들어 새로운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야말로 억지로 청소년들의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도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이여, 책과 편지를 주고 받아라


a 청소년독서학습법 이 책은 학교공부와 과외수업에 쫓겨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고, 글을 잘 쓸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청소년독서학습법 이 책은 학교공부와 과외수업에 쫓겨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고, 글을 잘 쓸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 이종찬

"마오쩌둥은 국가의 최고 원수가 된 후에도 여러 방면의 공부를 계속했다. 그는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학문(學問)이라는 단어는 배우는 것(學)과 묻는 것(問)을 모두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는 열심히 배워야 할 뿐 아니라 열심히 묻기도 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중에 난관에 부딪치면 그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우선 여러 번 고심하고, 사전 등을 찾아본 다음 그래도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았다."-마오쩌둥의 '사다(四多) 학습법' 몇 토막

우리나라에도 격변기에 중국을 이끈 탁월한 지도자였던 마오쩌둥처럼 국가 지도자가 된 뒤에도 책을 많이 읽었던 훌륭한 대통령들이 두 분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그 분들이다. 이 두 분 대통령은 '책벌레'라 부를 정도로 책을 가까이 했고, 책에서 얻은 지식을 추로 삼아 나라를 다스렸던 독서 대통령들이다. 

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들도 이처럼 책을 가까이 했는데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책읽기는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청소년들에게 책읽기는 마음에 심어 열심히 가꾸어 가야 할 어린 묘목과 같다. 그렇잖아도 학교수업과 과외수업에 쫓겨 마음이 몹시 황폐해진 청소년들 마음에 책이라는 묘목조차 심지 않는다면 그들 마음은 어찌 되겠는가. 마음이 황무지로 변한 청소년들이 자라 어른이 되면 그 마음에 무엇이 남겠는가. 황사만 폴폴 날리지 않겠는가.

류솨이쥔은 청소년들이 자라 지혜로운 어른이 되고, 문장력이 뛰어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라"고 거듭 되뇐다. 그는 "책은 청소년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쳐 삶을 풍요롭게 한다. 세계적 위인들은 한결 같이 책을 사랑했고 독서를 인생의 낙이자 동반자로 여겼다"며, 청소년들 마음에 책이란 묘목을 은근슬쩍 건넨다.

우뇌가 하는 일, 좌뇌는 알 수 있을까?

"의학자들은 연구를 통해서 인간의 대뇌는 좌우의 기능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우뇌는 형체를 식별하며 좌뇌는 언어를 주관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논리적 추리, 판단 더 나아가 기억력 등의 방면에도 차이가 있다고 밝혀냈지요. 인간의 모든 사상과 행동은 대뇌의 지휘 하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좌뇌와 우뇌가 지휘하는 기능은 서로 다릅니다."-'좌뇌와 우뇌는 기능이 다르다' 몇 토막

사람들은 오랫동안 뇌를 너무 편하게 사용했다. 이는 곧 대뇌가 하는 부분적인 기능에 부담을 주었고, 학습과 사무능력까지 떨어지게 했다. 신경생리학자들은 "지금까지의 인류는 단지 뇌의 절반만을 사용해왔다. 만약 양쪽 뇌의 역량을 모두 발휘한다면 놀랄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신경생리학자들 연구발표에 따르면 좌뇌는 시대를 거쳐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경험과 지능은 뇌량을 통해 우뇌로 전달하여 우뇌 기억으로 바뀐다. 이는 좌뇌와 우뇌를 이어주는 연결부분을 끊으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른손으로 물건을 들 때 촉각정보는 좌뇌로 들어오고 왼손으로 물건을 들 때는 우뇌로 들어온다.

이들 신경생리학자들은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사람이 노래를 배우고 있을 때 좌뇌는 가사를 기억하는 일을 하고 우뇌는 리듬과 감정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보교환이 잘 안 되면 가사는 기억하는데 리듬을 틀린다거나, 곡조를 흥얼거릴 수는 있는데 가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류솨이쥔은 "우뇌를 잘 쓰는 청소년은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정보를 언어나 논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형상과 그림, 음악 등을 통해 감성적으로 이해한다"며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낸 인물들 중 대부분이 우뇌의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사용했다"고 우뇌가 가진 뛰어난 기능을 다시 한번 되짚었다.

a 청소년독서학습법 이 책은 모두 3파트에 60여 꼭지가 텅 빈 노트를 까만 글씨로 수놓는 샤프심처럼 빼곡히 들어 있다.

청소년독서학습법 이 책은 모두 3파트에 60여 꼭지가 텅 빈 노트를 까만 글씨로 수놓는 샤프심처럼 빼곡히 들어 있다. ⓒ 이종찬


책읽기가 글쓰기에게, 글쓰기가 책읽기에게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독서를 '흡수'라고 한다면 글쓰기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흡수한 게 없거나 그 내용이 부족하다면 표현의 수준과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두 가지가 하나로 결합하여 서로 촉진 작용을 해야만 독서와 글쓰기 모두 잘할 수 있습니다." -'독서는 글쓰기 수준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몇 토막

독서는 지혜 혹은 지식을 마음으로 이어주는 물꼬이며, 글쓰기는 이 독서를 주춧돌로 삼아 새롭게 거듭나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청소년이 글쓰기를 좋아해서 하루 종일 글만 쓰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답은 '0'이다. 왜?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겪는 직접체험뿐만 아니라 독서를 통한 간접체험을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자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가 없다(不學詩, 無以言)'고 했고, 중국 사상가이며 문장가인 양웅(楊雄)은 '천 편의 부를 읽으면 그에 능할 수 있다(能讀千賦, 自能爲之)'고 했다. 두보는 '만 권의 책을 읽으면 글을 쓰는 것도 신의 경지에 이른다(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고 했다. 이들은 왜 이런 말들을 했을까.

수번화(叔本華)가 하는 말처럼 "독서는 단지 다른 사람이 걸어간 사고 경로를 따라 걷는 것이고 작문이야 말로 자신의 사고 경로를 걷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독서로 얻은 지식을 스스로 잘 소화시켜야 비로소 '내 것'이 될 수 있고, '내 것'이 되어야 새로운 글쓰기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솨이쥔은 "좋은 글을 많이 쓰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이 풍부해야 글을 쓸 때 문장이 풍부해진다"고 말한다. 왜? 막힘이 없어야 (글쓰기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간접경험은 현실 경험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반영하고 표현한다"며 "직접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으로 이를 보충할 수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세상을 쓸 수 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 다니고 있는 김문기는 "내가 별다른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길을 이끌어주던 책과 함께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을 위한 독서학습법>은 수많은 책의 갈피갈피마다 숨어있는 길을 과연 어떻게 찾아내어 따라나서면 좋을지 일러주는 또 다른 길잡이와 같은 책"이라고 평했다.

류솨이쥔이 쓴 <청소년을 위한 독서학습법>은 청소년들 마음에 책이라는 묘목을 심어 그 묘목이 큰 나무가 될 때까지 어떻게 기르고(읽고) 가꾸어야(쓰기) 할지를 알려주는 책 길라잡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듯이, 청소년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나아가 스스로 이 세상을 좋게 만들 수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독서운동가 류솨이쥔은 아이 셋을 두고 있는 학부모로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15억이 넘는 중국인에게 독서가 무엇인지, 독서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독서를 많이 한 청소년들이 중국과 지구촌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를 널리 알리고 있는 독서교육가이다.

그는 21세기 들어 새롭게 떠오르는 지구촌 초강대국인 중국,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중국인들 가슴 깊숙이 뜨거운 독서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오늘도 새로운 독서학습법을 연구, 개발하며 중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에 독서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독서교육계 일인자이다.   

옮긴이 김경숙은 타이완 국립정치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지금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지하철을 타고 쿄토에 가다>, <지하철을 타고 타이베이에 가다>, <1% 부족한 당신이 성공하는 방법>, <세계적 기업가의 인재등용 예술> 등이 있다.

청소년 독서학습법

류솨이쥔 엮음, 김경숙 옮김,
북포스, 2010


#청소년독서학습법 #류솨이쥔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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