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미네르바 "난 가짜라고 실토했는데 권씨가 협박 "

'신동아 미네르바 K씨' 19일 자수..."괴로워 자살 시도도"

등록 2010.08.20 17:53수정 2010.08.20 19:41
0
원고료로 응원
<신동아>기고문과 관련한 소위 '신동아 미네르바 K'의 당사자인 김아무개(34)가 지명수배를 받아오던 중 19일 오후 서초경찰서에 자수했다. 김씨는 이날 박대성씨 측과 만나 지난 6일에 사과를 한 후 다시 한번 사과하고 오후 3시경 서초경찰서 경제팀에 자수했다.

김씨는 2009년 10월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가 내려진 상태였다. 또 김씨를 <신동아> 편집장에게 소개해 같은 혐의로 고소된 권아무개와 황아무개씨는 지난 3월 불구속 기소돼 현재 중앙지법에서 공판이 진행중이다. 

자수인 의견서에 나타난 '신동아 미네르바 K'씨의 고백

김씨는 이날 자신이 소지한 자수인의견서에서 "권아무개, 황아무개 등이 진술인(김씨 본인을 지칭)을 진짜 미네르바 또는 진짜 미네르바팀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a  최근 발매된 월간조선 9월호 가짜 미네르바 관련기사 인터넷판 이미지 캡쳐

최근 발매된 월간조선 9월호 가짜 미네르바 관련기사 인터넷판 이미지 캡쳐 ⓒ 추광규

그는 "2009년 2월 신동아진상조사위에서 조사할 당시 권아무개가 참여했고, 진술인이 미네르바의 아이피, 아이디 등을 전혀 모른다며 가짜 미네르바임을 수차례에 걸쳐 자백했음에도 권아무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진술인에게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라는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계속해서 "올해 3월에도 권아무개는 진술인의 지인을 협박하여 진술인을 만나 진술인이 미네르바가 되지 않으면 시골에 있는 어머니까지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하였고, 상의 안주머니에 신문지로 싼 칼로 보이는 물건을 보이며 진술인을 겁주었고, 자신이 현대아산 사장 하마평에 오르니 정보기관에 22년 근무한 현역이니 하는 말로 진술인을 협박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권씨의 이 같은 협박에 못이겨 "며칠 뒤 관악산에 끈과 청산가리를 가지고 올라가 자살하려 했으나 홀로 계신 진술인의 어머니에게 전화가 와 자살을 포기한 적도 있다.", "이후에도 권아무개와 황아무개의 추적과 협박을 피해 일정한 거처 없이 숨어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수인 의견서 마지막에서 "이런 생활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진술한다"면서 "권아무개와 황아무개를 협박, 강요죄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동아> 오보 사과문 뒤에도 여진 계속


김씨의 신동아 기고와 관련해 <동아일보>와 <신동아>는 각각 지난 2009년 2월 17일자 1면과 3월호 표지에서 오보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김씨가 '미네르바'라고 하면서 신동아 2008년 12월호에 게재한 기고문이 자체 진상조사 등을 통해 살펴보니 가짜로 드러났다며 자신들의 오보 사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

하지만 그 후에도 권씨 등이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 '박대성은 가짜이며 신동아 K가 진짜 미네르바'라는 주장을 계속해오면서 김씨와 권씨 등의 갈등이 깊어졌다. 대북사업가로 알려진 권씨는 김씨를 신동아 편집장에게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동아일보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권씨는 '2008년 11월 11일경 한 인터넷의 '경제독서모임'에서 활동하는 누리꾼 'M'의 주선으로 K씨(김씨)와 처음으로 인터넷 채팅을 했다. 11일 밤부터 12일 새벽까지 4시간 45분간 진행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2008년 10월경 온라인 경제독서모임의 리더격인 누리꾼 'S'를 통해 미네르바의 존재를 알고 있던 중 이때 한 채팅을 통해 김씨가 '미네르바'라고 확신했고 송문홍 당시 신동아 편집장에게 수차례 이메일과 전화로 당시 김씨와의 채팅기록 등을 보내 확신을 시켰다는 것.

김씨는 채팅에서 자신을 '늙은이'(미네르바 박대성씨가 다음 아고라에서 자신을 지칭한 표현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늙은이가 경고한 대로 문제(가)터지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늙은이도 네트워크가 다양합니다. 물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라고 말한 바 있다고 한다.

하지만 2009년 1월 10일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구속되면서 "나는 신동아에 기고한 적이 없다"고 밝혀 가짜 논란에 휩싸이자 김씨는 한달여 뒤인 2월 12일 자신을 추궁하는 신동아팀에게 미네르바가 아님을 실토했다. 이후 동아일보 측은 2009년 2월 16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후 다음날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수습에 들어갔던 것.

미네르바 부인한 '김씨' , 김씨가 미네르바 맞다는 '권씨' 

2월 17일 동아일보와 신동아가 진상보고서 등을 통해 자신들의 오보를 사과하고 이를 박대성씨가 받아들이면서 문제가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권씨와 황씨 등은 신동아 측의 진상조사결과를 부인하면서 음모론을 제기하며 관련 글을 다음 아고라 등에 지속적으로 올렸다.

이에 앞서 권씨가 2월 12일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진행된 신동아측과 김씨가 만나는 자리에 끝까지 동석한 뒤, 신동아팀 철수 후 김씨를 협박했다는 사실이 김씨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협박과 관련해 동아일보 진상보고서는 "신동아팀이 떠난 이후 권씨는 객실에서 K씨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양측으로부터 확인했다. 당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당사자들 모두 구체적 진술을 피하고 있으나, K씨는 상당한 공포심을 느꼈다고 밝혔다"며 보고서에 적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새벽 일어난 권씨에 의한 협박과 관련, 지난 7월 26일 <월간조선>과 행한 인터뷰에서도 "그땐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기자들이 저를 둘러싸며 질문을 퍼붓더니 그들이 간 뒤엔 더 무섭다던 권씨와 단둘이 남았으니깐요. 정말 죽는줄 알았습니다"고 밝혔다.

권씨는 아이디 '담담당당'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아고라 등에 올린 글을 통해 "이동관 전 수석의 총괄기획 아래 청와대 인사들이 조작을 지시, 검찰과 포털 다음 등이 다음의 회원 DB를 조작했다"며 김씨가 미네르바가 맞다는 주장을 계속해왔고 황씨는 이 같은 권씨의 주장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고 음모론을 함께 주장해 왔다.

김씨는 자술서에서 권씨가 2009년 2월 이후에 더욱 집요하게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권씨 등을 피해 일정한 거처없이 숨어 다니다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지난 8월 6일 박대성씨에게 사과를 한 후 19일 자수했다.

한편, 김씨가 자신이 권씨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권씨를 인터뷰한 9월호 월간조선 기사에 따르면 권씨는 협박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김씨와 지인들을 추적 협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알고자 하는 내용을 이야기 하는 것은 당연한 연락에 속한다. 그것이 협박처럼 여겨진다는 말을 메일에서 받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네르바라고 인정하고 협조하면 방패막이가 돼 주겠다는 말을 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난 그런 정도의 힘이 없다. 미네르바로 인정하라는 말하지 않았다. 함께 PC방에 가서 미네르바의 글에 대해 물어본 것이다"고 답변했다.

한편 서초경찰서는 "김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해 귀가시켰다"라며 "2008년 12월 신동아와 처음 인터뷰할 때는 진짜 미네르바 박씨의 존재가 알려지기 전이라 자신이 미네르바가 될 수 있다는 영웅심리가 있었으며, 다음해 2월 2차 인터뷰 때는 가짜라는 것을 밝히면 비판이 쏟아질까봐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이날 조사결과를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권씨 등과의 대질조사 등을 거친 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네르바 #신동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