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전동차에서 소화기 나뒹굴어

등록 2010.08.31 11:07수정 2010.08.31 11:08
0
원고료로 응원
a 어르신께서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모습 젊은 사람들도 다 쳐다만 보며 웅성 거리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침착하게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모습

어르신께서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모습 젊은 사람들도 다 쳐다만 보며 웅성 거리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침착하게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모습 ⓒ 윤도균

▲ 어르신께서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모습 젊은 사람들도 다 쳐다만 보며 웅성 거리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침착하게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모습 ⓒ 윤도균

며칠 전 인천에서 출발한 전동열차 (1,948칸) 노약자석 옆 벽에 붙은 소화 기함이 겉에 덮개가 개봉된 상태로 달리는 중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전동차가 곡선 구간을 지날 때면 소화기 중간을 묶은 안전벨트가 느슨하게 묶여 이리저리 소화기가 흔들 거리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구로 다음 신도림역에 하차하여야 하기에 시간 관계상 어떤 비상 연락 조처를 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소화기를 주시하고 있었다. 

 

마침 전동열차가 구로역으로 진입하는데 갑자기 소화기 함에 묶여 있던 소화기가 "꽝"하면서 전동차 바닥에 나 뒹구는데 자세히 보니 소화기 안전핀이 빠져 있다. 그런데 다행히 소화기 위치 반대편 노약자석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께서 이를 보시고 소화기 안전핀이 빠졌다고 소리치시며 절대로 소화기 손잡이를 잡지 말라시며 어르신께서 달려와 뒹구는 소화기 몸통을 잡고 빠진 소화기 안전핀을 끼우셨다.

 

a 소화기 안전핀을 끼우는 모습 전동차내 승객들이 웅성거리는데도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어르신의 침착하신 모습

소화기 안전핀을 끼우는 모습 전동차내 승객들이 웅성거리는데도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어르신의 침착하신 모습 ⓒ 윤도균

▲ 소화기 안전핀을 끼우는 모습 전동차내 승객들이 웅성거리는데도 소화기 안전핀을 끼고 계신 어르신의 침착하신 모습 ⓒ 윤도균

 

그래서 간신히 달리는 전동차에서 소화기 분말이 분출되는 아찔한 사고 순간을 막을 수 있었지만, 만약 이날 어르신이 아닌 소화기 다루는 법을 모르는 승객이 멋도 모르고 소화기 손잡이를 움켜잡고 "비상사태"를 수습하려 했다면 자동으로 소화기 분말이 분출되어 자칫 달리는 전동열차에서 아침 출근시간 승객들이 혼란을 겪는 사고를 당할 뻔하였다.

 

그런데 이 열차는 구로역에서도 코레일 관련 안전 요원들이 연락되지 않아 어르신께서 소화기를 수습하시는 상황에서 신도림역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으니 우리나라 전철역 중 가장 복잡한 신도림역 지하 구간에서 그것도 인파가 가장 복잡한 러시아워 시간대에 전동차에서 소화기가 터졌다고 가정했을 때 그 혼란은 심각했을 것이다.

 

a 소화기가 떨어져나간 소화기함 소화기를 고정시켜주는 안전띠가 풀려 소화기가 전동차로 굴러 떨어진 모습

소화기가 떨어져나간 소화기함 소화기를 고정시켜주는 안전띠가 풀려 소화기가 전동차로 굴러 떨어진 모습 ⓒ 윤도균

▲ 소화기가 떨어져나간 소화기함 소화기를 고정시켜주는 안전띠가 풀려 소화기가 전동차로 굴러 떨어진 모습 ⓒ 윤도균

 

그렇지 않아도 요즘 달리는 시내버스가 폭발하고 각종 차량 관련 사고가 급증하여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날 만약 달리는 전동열차에서 소화기 분말이 분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전동열차 승객들의 일대 혼란이 어느 정도였을까 생각만 하여도 아찔하다.

 

코레일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전동차 내 소화기 시설은 물론 각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a 소화기가 떨어져나간 전동열차 칸 번호  달리는 전동차 소화기가 떨어져 나간 전동열차칸 번호

소화기가 떨어져나간 전동열차 칸 번호 달리는 전동차 소화기가 떨어져 나간 전동열차칸 번호 ⓒ 윤도균

▲ 소화기가 떨어져나간 전동열차 칸 번호 달리는 전동차 소화기가 떨어져 나간 전동열차칸 번호 ⓒ 윤도균

 

a 나뒹구는 소화기를 잡고 안전핀을 끼우시는 어른신 구로역에 전동차가 정차하자 소화기 함에서 나뒹구는 소화기를 잡고 있는 모습

나뒹구는 소화기를 잡고 안전핀을 끼우시는 어른신 구로역에 전동차가 정차하자 소화기 함에서 나뒹구는 소화기를 잡고 있는 모습 ⓒ 윤도균

▲ 나뒹구는 소화기를 잡고 안전핀을 끼우시는 어른신 구로역에 전동차가 정차하자 소화기 함에서 나뒹구는 소화기를 잡고 있는 모습 ⓒ 윤도균

#소화기 #전동열차 #소화기함 #코레일 #안전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