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둑길의 이곳저곳에 쇠똥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조찬현
저수지 둑길의 이곳저곳에 쇠똥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농부가 이곳에다 소를 매어 놓은 모양입니다. 어린 시절 소 먹이던 고향마을 친구들의 모습이 아련합니다. 쇠똥에 불을 붙여 돌리며 불장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옛날 시골집에서는 집집마다 소를 키웠습니다. 먼지 폴폴 날리는 마을길에는 쇠똥이 줄지어 떨어져 있곤 했습니다. 비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불쏘시개로 인기 있었던 쇠똥, 이제 길거리에서 보기가 귀해졌습니다.
케냐의 유목민 마사이족은 쇠똥을 건축 재료로 사용해 집을 짓습니다. 쇠똥은 나무보다 결합력이 좋아 친환경재료라고 합니다. 쇠똥을 땔감으로 사용하는 인도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소가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용인시에서는 연간 300톤의 쇠똥을 생산해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쇠똥을 연료로 사용하면 연료비 절감은 물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고 하니 '꿩 먹고 알 먹고'입니다.
수초와 마름이 가득한 저수지 둑에는 거미들이 집짓기에 분주합니다. 잠자리는 하늘을 배회합니다. 귀뚜라미와 이름 모를 풀벌레 울음소리가 저수지에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