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바꿔치기, 노점상 상습 갈취, 인터넷 채팅서 만난 미성년자 및 피해자 강간, 도난 오토바이 출퇴근용으로 사용….
현직 경찰관들의 적나라한 비위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윤상일 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위로 징계 받는 경찰관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580건이던 경찰관 비위 사건은 2008년 801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69건으로 약 30%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818건(8월말 현재)이나 발생해 2008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윤 의원이 공개한 경찰관들의 비위 내역에는 성폭행과 관련된 범죄가 많았다. 경기경찰청 김아무개 경위는 지체장애 여성과의 성매수 사실이 드러나 올해 4월 파면됐다. 경북경찰청 백아무개 경위도 유부녀와 4년 2개월 간 불륜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밝혀져 역시 파면당했다.
서울경찰청 김아무개 경장은 근무 중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미성년자를 강간해 올해 3월 파면됐다. 인천경찰청 김아무개 경사도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여성을 10만원을 주고 성매수했다가 파면됐다.
부산경찰청 박아무개 순경(파면)은 사건 관계자인 유부녀와 불건전한 이성교제, 충남청 우아무개 경위(정직 3개월)는 피해자 강간, 서울청 김아무개 경사(정직 1개월)는 노래방에서 후배직원 애인 성추행 등 혐의로 각각 징계를 받았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범죄도 있었다. 서울경찰청 정아무개 경사는 상점에 진열 중인 곶감 1팩(7만원 상당)을 절취했다가 해임됐다. 같은 근무지의 박아무개 경위는 채권채무 관계로 민간인을 불법 체포 감금했다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김아무개 순경은 타인의 가방에서 현금 21만원을 빼내 횡령했다가 감봉 2개월에 처해졌다. 이아무개 경사는 노점상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야채 등을 갈취하다 적발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 밖에 아내를 경찰봉으로 폭행하거나, 경찰서 내부 직원들 책상서랍에서 허리 벨트를 절취한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도 있었다. 도난된 오토바이를 버젓이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거나, 택시비 시비를 벌이다 일부만 지급한 뒤 112에 신고되자 도주한 사례도 있다.
공사 관련 청탁을 받고 군청에 압력을 행사한 뒤 250만원을 수수하거나,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3억5000만원을 뜯어낸 경찰관도 있었다.
윤 의원은 "경찰공무원은 업무의 성격상 여타 공무원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데도 사건 피해자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파렴치한 수준의 경찰 비위가 이어지고 있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또 "경찰의 철저한 내부 교육과 적극적인 비위 근절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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