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리 앞 바닷가 풍경
변종만
멋진 일몰을 기다렸으나 궂은 날씨가 허락하지 않았다. 여행을 하며 느끼는 게 바로 이방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자연의 섭리다. 자연은 자신의 모습을 감춰두고 인간들이 스스로 자연의 위대함을 깨우치게 한다. 인간사도 그렇지 않은가. 자신이 맡은 일을 말없이 실천하는 사람들이 속이 알차다.
어느 여행지든 하룻밤 묵으며 같이 어울려야 그곳 사람들의 삶을 이해한다. 식당에서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철썩철썩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로 나가 고깃배의 희미한 불빛이 밤바다를 지키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해가 뒤늦게 중천에 뜨면 어떤가. 일출을 보겠다고 부지런을 떤 덕분에 안개가 자욱한 바다 위에 고깃배들이 유유히 떠있는 어촌의 한가로움을 사진으로 남겼다. 작은 것에 얽매이지 않을 만큼 포용력을 키워준 것도 여행이 준 선물이다.
아침을 먹은 후 옥돌해수욕장이 있는 선유1구를 돌아보고 장구모양의 섬과 그 옆에 붙어 있는 술잔처럼 생긴 섬 하나가 무당이 상을 차려놓고 춤을 추는 모습과 닮았다는 무녀도로 갔다. 무녀도는 제법 큰 섬이라 논밭이 많은데 올해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무녀도초등학교와 습지로 변해가고 있는 염전이 섬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엿보게 한다. 시골의 뒷동산을 연상시키는 무녀봉 정상도 가까워 다녀올 만하다. 새만금방조제가 바로 앞 신시도까지 이어져 신시도와 무녀도가 다리로 연결 될 날도 멀지 않다.
오면 가야 하는 인생살이를 배우며 군산행 여객선에 올랐다. 갑판 위에서 배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자리를 옮기며 나타났다 사라지는 섬들이 '나'를 탄생시켰다.
작아도/바다는 바다다// 커도/섬은 섬이다// 배 위에 있어도/나는 나다[Tip 자료]
◉ 연안여객승선권인터넷예약/예매
1. 홈페이지 :
https://www.seomticket.co.kr2. 전화 : 063)472-2727(군산연안여객선터미널)
◉ 아름다운선유도
1. 홈페이지 :
http://www.sunyudo.com2. 전화 : 063)471-8086
◉ 군산연안여객선터미널↔선유도 여객선
1. 고속선 : 1시간 30분 소요, 출항요금 13,500원, 복항요금 12,300원
2. 쾌속선 : 50분 소요, 출항요금 16,650원, 복항요금 15,300원
◉ 비응항, 야미도↔선유도 유람선
1. A코스 : 승선료 15,000원, 유람선 관광
2. B코스 : 승선료 20,000원, 유람선 관광과 선유도에서 1시간 자유 시간
3. C코스 : 승선료 30,000원, 유람선 관광과 선유도에서 4시간 자유 시간
김제와 만경평야를 일컫던 금만평야에서 '금만'을 '만금'으로 바꾸고 앞에 새롭다는 뜻의 '새'자를 덧붙여 생긴 이름이 '새만금'이다. 1991년 11월에 착공한 새만금방조제가 한반도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를 끝내고 지난 4월 27일 준공식을 가졌다. 새만금방조제는 군산의 비응도에서 야미도, 신시도, 가덕도, 부안의 대항리까지 이어지는데 '바다의 만리장성'이라 불릴 만큼 세계 최장 33km의 길이를 자랑한다.
군산의 비응도에서 신시도 방향으로 직선의 방조제를 달리노라면 광활한 수평선과 고군산군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야미도에 들리면 조용했던 어촌마을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신시도초등학교 야미도분교장을 돌아보고 바닷가로 나가면 낚시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