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 구속도 모자라 이제 가족면회까지 금지

G20 앞두고 부는 공안 광풍, 언제까지 계속될까

등록 2010.11.05 17:18수정 2010.11.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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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 전격 구속되어 현재 성동구치소에 수감 중인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 문경환 집행위원장의 면회가 전면 금지되었다.

문경환씨의 부인 양정은씨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구치소로부터 문씨의 면회가 금지되었다는 통보를 전화로 받았으며, 재차 확인을 위해 5일 오전 구치소에 직접 갔으나 면회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문씨의 담당검사가 '수사상 증거인멸의 우려'의 이유로 면회를 금지시켰고, 이에 항의하는 가족들이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의를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검사 측의 답변만 돌아온 상황이다.

출소 1년 반만에 또 다시 구속... 현재 재판 중인 사건과 같은 혐의 적용

문경환씨의 구속사건에 대해서는 '현대판 부관참시'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국정원과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간부들을 대거 체포, 구속한 바 있다.

치열한 법정공방 끝에 2인은 1심에서, 나머지 2인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출소하였으며, 현재는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산하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되어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며 활동하던 단체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하루 아침에 쑥대밭이 된 것이다.

문제는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출소 후 실천연대 활동'을 문제 삼으며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또 다시 간부를 구속시켰다는 것이다. 문씨의 구속에 앞서 또 다른 실천연대 전 현직 간부 5인도 압수수색을 당했고 현재 경찰 조사 중에 있다.


 지난 10월 22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직전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지난 10월 22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직전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송현아

 위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경환 집행위원장.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구속되어 현재 성동구치소에 수감중이다.
위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경환 집행위원장.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구속되어 현재 성동구치소에 수감중이다.송현아

태어날 때도 못 본 둘째 아이 두 돌 생일 일주일 앞두고 또다시 잡혀가

이미 지난 6월 18일 경찰청 보안3과가 문경환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여 증거를 확보하였고, 문씨가 이후 성실히 경찰 조사에 임하였으며, 심지어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있었던 날에도 보안과 형사와 약속을 잡아 함께 법원에 출석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시켰고, 검사는 같은 이유로 면회조차 금지시키고 있다. 


가장이 출소 1년 반만에 또 다시 구속되어 큰 충격을 받은 문씨 가족들은 이 와중에 면회까지 금지되자 도저히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공안당국의 반인권적인 처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문씨의 둘째 아들은 문씨가 구속되어 있었던 지난 2008년 10월에 태어나 아빠의 얼굴도 모른 채 자라 출소 후 한동안 서먹서먹하게 지냈는데, 이번 구속으로 인해 아빠는 아들의 두 돌 생일도 챙겨주지 못하게 되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G20 앞두고 벌이는 공안광풍에 국민 분노 활활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가 주최하는 촛불집회.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가 주최하는 촛불집회.송현아

한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민에 대한 통제와 탄압이 도를 넘어선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한 듯한 사정정국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경호특별법을 발효하여 국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하면서 철저한 관리와 통제 하에 두려고 하자 군부독재 시절보다 더 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가보안법을 동원하여 이미 처벌을 받았거나 재판 중인 사람들을 또 다시 잡아 가두는 일 또한 전례가 드문 일이기 떄문.

이명박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핑계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을 길들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공안정국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권연대는 현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매일 저녁 7시 30분에 G20 반대! 공안탄압 저지! 문경환 석방!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민권연대는 현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매일 저녁 7시 30분에 G20 반대! 공안탄압 저지! 문경환 석방!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송현아

문경환씨가 정책실장으로 있는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이하 민권연대)에서는 매일 오후 7시 30분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G20 반대, 공안탄압 저지, 문경환 석방을 위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오는 8일(월) 오전 11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면회금지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천연대 #공안탄압 #문경환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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