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실체 잘 모르면서 경제전문 기자 맞나?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람스타드 특파원과의 만남에서 느낀 점

등록 2010.11.10 11:29수정 2010.11.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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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보신각 앞  FTA 재협상 저지를 위해 길거리서 농성중이다.

보신각 앞 FTA 재협상 저지를 위해 길거리서 농성중이다. ⓒ 이명옥


지난 9일 서울 보신각 앞에는 한미 FTA 재협상 저지를 위한 거리 농성 이틀째로 민주노동당, 진보연대 이강실 대표, 시민단체 활동가, 종교계 관계자 등 20여 명이 농성장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

따끈한 인삼차를 끓여와 나눠주는 사람, 서너 시간 부동의 자세로 독서를 하는 사람, 수도자의 자세로 침묵하는 사람들의 의지는 결연했다. 농성에 참여한 이들은 경찰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천막도 없이 밤을 지새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a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에반 람스타드 기자  월스트리트 저널 에반 람스타드 기자가 농성장에서 취재를 요청하고 있다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에반 람스타드 기자 월스트리트 저널 에반 람스타드 기자가 농성장에서 취재를 요청하고 있다 ⓒ 이명옥


거리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의 에반 람스타드 특파원이 우연히 지나가다  농성 현장을 보게 됐다며 다가와 취재 요청을 했다.

에반 람스타드 특파원은 FTA에 관한 것을 질문했다. 그는 통역을 통해 "FTA를 하면 미국이 100만 달러 정도 더 많은 수입을 하게 되어 한국이 100만 달러  이익을 얻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FTA  재협상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반대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대상을 물었다.

"FTA는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며 미국 금융권 몰락이나 맥시코와 같은 다른 나라를 통해 이미  확인되었다. 단순한 수치를 가지고 이익과 손해를 따질 수 없는 문제며 점진적인 진행과정에서 가져올 불평등한 피해를 생각해 봐야 한다. 자동차만 가지고
말하는데 그것은 FTA 수많은 품목 중 한국에게 유리한 폼목의 하나일 뿐이다. 당장 쇠고기 수입을 비롯해 섬유 분야 등 대한민국에 불리한 품목과 조항들이 얼마나 많은지 세세히 검토해 봐야 한다." 

취재 요청에 응한 사람이 이렇게 답하자 에만 람스타드 특파원은 "그럼 FTA를 안 해도 좋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물었고, 취재에 응한 사람이 "그렇다, 대한민국은 궁극적으로 꼭 FTA를 안 해도 충분이 살 수 있다. NFTA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답했다.

에반 람스타드는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의 사진을 가리키며 2007년 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하며, 당신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는가 묻기도 했다.


a 보신각 앞 한미 FTA 재협상 반대 현장 농성자들이  찬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보신각 앞 한미 FTA 재협상 반대 현장 농성자들이 찬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 이명옥


취재를 마친 그에게 개인적으로 '한미 FTA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자 "대답하지 않겠다"며 총총 사라졌다.

안타까운 사실은 취재를 요청한 에반 람스타드 기자는 서로의 무역 수치만을 가지고 한국이 전혀 불리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한 점이다. 경제저널 기자가  FTA 전반에 대한 이해나 사전 지식이 상당히 부족해 보였고, 곁에서 통역을 해주는 한국인 기자 역시 FTA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없어 통역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전문 기자조차 잘 모르는 것이 FTA라는 괴물이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보차 잘 모르는 FTA이니만큼 '국익에 보탬이 되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는 대다수 시민들의 반응은 진실을 알리지 않은 언론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a 보신각 앞 한진중공업 연대 투쟁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노동자들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며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보신각 앞 한진중공업 연대 투쟁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노동자들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며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이명옥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 지회 소속 노동자들도 조남호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보신각에서 연대 투쟁을 벌였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FTA 재협상 저지를 위한 농성자들은 11일 오후 2시까지 농성장을 지키며 시민단체와 종교계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디. 농성은 11일 오후 2시까지 보신각 앞에서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 라디오 21에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라디오 21에 송고했습니다.
#한미 FTA 재협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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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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