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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동에서 . ⓒ 조상연
바람 불면
나뭇가지 흔들리고
여름이면 불어오던 훈풍
제비 따라 강남으로 갔는가?
동지섣달 매서운 바람은
아내의 코트 속으로 파고들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밤도 이슥한 삼경
구름 속 달 헤치고 나오면
칠흑 같은 어둠 걷히고
새벽 동 터오면 밤길 밝히던
가로등 꺼지는 것 당연하건만
아내의 슬픈 눈망울은
그러께 이맘때처럼 변함이 없다.
따가운 뙤약볕
그늘이 되어 주겠다던
밤길 밝히는
가로등이 되어 주겠다던
동지섣달 매서운 바람
바람막이가 되어 주겠다던...
아내의 손 움켜쥐고
철석같던 25년 전 그 약속
꿈엔들 잊으랴 만은
동짓달 매서운 바람은
새벽 아스팔트 위를 걷고 있는
내 등허리를 사정없이 도리깨질 한다.
당신의 허풍쟁이 趙相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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