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사지
김종길
폐사지로 가는 마음은 늘 고요하다. 딱히 아름다운 풍경도, 감동을 줄 법한 볼거리도 없으면서 늘 무언가에 홀린 듯 옛 절터를 찾게 된다. 아무것도 없음으로 인해 오히려 무한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 폐사지여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석탑 하나, 부도 하나에 스민 옛 고승들의 발자취를 그곳에서 돌이켜 본다.
진전사지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이다. 남아 있는 문화재라곤 국보 제122호인 삼층석탑과 보물 제439호인 부도가 전부다. 이 두 문화재가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진전사를 창건한 도의선사가 남긴 유물이다.